[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넥센 히어로즈가 코치 경험이 전무한 장정석 구단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을 보면서 이장석 사장이 메이저리그를 상당히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MLB에서는 최근 프런트에서 도상 훈련으로 야구를 한 ‘코치 경험 무’의 프런트맨을 감독으로 앉힌 적이 몇 차례 있다. 감독 경험은 고사하고 코치 경험이 전무한 프런트맨을 감독으로 발탁한 경우가 최근 3차례 있었다.
가장 먼저 이를 시도한 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2011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토니 라루사 감독이 사임하자 존 모젤리액 단장은 구단의 보좌역을 맡았던 마이크 매서니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매서니는 거장 라루사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5년 동안 2013년 한 차례 월드시리즈 진출을 포함해 올해를 제외하고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매서니가 감독을 맡을 때 나이는 41세였다. 코치 경험이 없는 지도자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 오승환도 경험했지만 선수들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필드 매니저다.
매서니에 이어 ‘노 코치, 노 감독’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로빈 벤추라다. 2004년 LA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벤추라는 방송 해설자로 활동했다. 화이트삭스의 케니 윌리엄스 야구단 사장은 지도자 경험이 없는 그를 2011년 10월 화이트삭스 제39대 감독으로 영입했다. 벤추라는 마이너리그 코치는 고사하고 메이저리그 코치마저 해 본 적이 없었다. 매서니의 경우는 구단 보좌역으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인스트럭터를 한 적이 있다.
벤추라는 44세 때 감독을 맡았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던 벤추라는 지난 5년 동안 통산 375승 435패 승률 0.463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마치고 해고됐다. 화이트삭스는 시카고 컵스 감독이었던 릭 렌터리아가 지휘봉을 잡았다.
‘노 코치, 노 감독’의 3번째 주인공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브래드 오스머스(47)다. 오스머스는 매서니와 벤추라와는 달리 감독을 한 적은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이스라엘 대표 팀 감독을 맡았다. 오스머스는 유태인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WBC 감독을 감독 경험으로 볼 수는 없다. 2010년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단장 보좌역으로 프런트 수업을 쌓았다. 2013년 11월 명장 짐 리랜드의 후임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사령탑에 올랐다. 첫해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고, 3년 동안 250승 234패를 기록했다.
경험 없는 3명 가운데 2명이 포수 출신이다. 매서니와 오스머스는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라는 게 공통점이다. 매서니가 4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오스머스는 3회 받았다. 명문 대학 출신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매서니는 미시건대학, 오스머스는 아이비리그 다트머스칼리지 출신이다. 벤추라는 오클라호마주립대학 출신으로 대학 시절 최고의 상인 골든스파이크 어워드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16년 동안 6차례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경험 없는 감독을 선택할 때 한 가지 철칙이 있다. 감독을 보좌하는 벤치 코치(국내 수석 코치)를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로 앉힌다는 것이다. 매서니, 벤추라, 오스머스가 감독이 될 때 벤치 코치는 그들보다 나이도 많았고 경험도 풍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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