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권혁은 5월 들어 부진에 빠졌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으로 한화에 입단한 권혁은 선수 생활 전기를 맞았다. 계투로서 보직에 상관없이 등판하면서 순수 불펜 투수 가운에 가장 많은 112이닝을 던졌다.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8로 건재를 알렸다.

권혁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프지 않다"며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다짐했다. 시즌을 앞두고 이적생 정우람이 가세하면서 부담도 덜어지는 듯했다.

권혁은 다짐한 대로 삐걱대던 한화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4월 한 달간 4홀드와 함께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7회 또는 8회를 안전하게 책임지면서 마무리 정우람까지 가는 연결고리 임무를 훌륭히 해냈다.

다만 잦은 등판이 우려를 낳았다. 권혁은 팀이 4월에 치른 23경기 가운데 15경기에 등판했다. 팀 내 불펜에서 가장 많은 19이닝을 던졌다. 연투는 세 차례, 3경기를 연이어 던진 적도 있었다.

4월에 많은 공을 던진 권혁은 5월 들어 부쩍 흔들리고 있다. 8⅓이닝을 던지면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7.56에 이른다. 이 영향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4.61로 치솟았다. 팀은 이 기간 3승 10패로 곤두박질쳤다.

성적은 물론 투구 내용도 크게 나빠졌다. 17일 포항 삼성전에서 3-2로 앞선 6회 2사 1, 2루에서 윤규진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권혁은 배영섭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다. 4-3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7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왼손 타자 백상원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강판됐다. 백상원은 4-4 동점 주자로 연결됐다. 한화는 4-5로 졌다.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는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잡는 동안 5실점하면서 10-17 패배를 막지 못했다. 15일 광주 KIA전에서는 허무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한화는 7-8로 졌다.

지친 탓인지 구위가 떨어졌다. K/BB(탈삼진/볼넷)이 4월 1.18에서 5월에는 3.00으로 올랐다. 이 기간 피안타율 역시 높다.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391일 뿐더러 왼손 타자 피안타율마저 0.375로 높다.

등판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더 암울하다. 한화는 올 시즌 매 경기 불펜이 일찍 몸을 푼다. 5회 이전이라도 선발이 흔들리면 등판하기 위해서다. 선발진에서 6이닝을 기대할 만한 투수는 에스밀 로저스 뿐이다. 권혁은 늘 대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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