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정철우 기자 영상, 송승민 PD] 2018 KBO 리그는 세대교체의 거센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불어 온 한파는 뜨거운 여름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도 베테랑들의 뒷목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스토브리그보다는 나아졌다. 급하지 결국 다시 베테랑을 찾는 팀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 시즌이 끝나고 나면 또 어떤 광풍이 불어올지 알 수 없다.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선 경험을 갖고 있는 이승엽 KBO 홍보 대사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파악하고 있을까.

이 대사는 "박용택 선수가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과정은 중요치 않다. 많은 베테랑 후배들이 본인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승엽 대사와 일문 일답.

정철우(이하 정) : 박용택 선수가 핫하다. 대기록을 세우게 됐는데. 후배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이승엽(이하 이) : 예전 어렸을 때보다 30대 이후의 모습이 더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유가 넘친다. 더 좋은 타구가 나오고 더 좋은 성적이 난다고 생각한다. 요즘 베테랑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사라지지 않으려면 박용택 선수 같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박용택 선수 정도의 성적을 내는데 은퇴를 시킬 순 없다.

▲ 박용택이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뒤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한희재 기자

정 : 홀대하기 어렵죠.

이 : 그렇기 때문에 박용택 선수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베테랑 후배들에게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지금 박용택 선수가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박용택 선수가 뛰는 걸 보면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 : 다른 마음 고생하는 베테랑 후배들도 많다. 세대교체의 물결이 너무 거세다.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 베테랑들이 설 곳이 많이 줄어들고 기회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걸 실력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프로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과정은 중요치 않다. 아마추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도 1군에서 기회 얻기 어려운 것처럼 올라올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유지하고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실력이 안되면 도태되는 수밖에 없다.

정 : 베테랑으로서 대우만 받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퇴한거죠.

이 : 그런 상황이 왔다면 저 자신이 용납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일본에서 많은 실패를 하고 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실패한다면 분명히 옷을 벗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개인적으로는 최정상은 아니지만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슴속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목표의식이 강했지 않나 싶다. 모든 베테랑 선수들도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하고 야구하는 것이 대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 : 마지막을 스스로 정해놓고 야구를 하라.

이 : 그렇다. 본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야구를 그만두게 된다면 굉장히 후회가 될 것이다. 상실감도 클 것이다.

▲ 이승엽은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베테랑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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