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문소리는 자기 자신을 소재로 삼아 '여배우는 오늘도'를 완성했다. 제공|메타플레이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메가폰을 잡은 문소리는 자신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자신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지 않았다. 거리를 뒀고, 그러면서 자신이 느꼈던 비슷한 감정의 지점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픽션일까 아닐까’ 고민의 순간은 없다. 문소리는 자신이 아닌, 그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로 관객의 공감을 얻도록 했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감독 무소리)는 정작 맡고 싶은 배역의 러브콜은 끊긴 지 오래고, 1년에 작품 한 개도 겨우 하는 ‘여배우’ 문소리의 삶을 세 편의 단편으로 묶은 작품이다. 1막 ‘여배우’, 2막 ‘여배우는 오늘도’, 3막 ‘최고의 감독’은 문소리(문소리 분)의 삶 안에서도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1막은 연기력과 매력 사이, 자존감이 흔들리는 문소리의 이야기다. 2막은 ‘워킹맘’의 고난, 3막은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들 세 단편이 던지는 화두는 각기 다르지만, 관통하는 하나의 지점은 ‘문소리가 고뇌하는 여배우’다. 

감독 문소리는 1막, 2막, 3막에 등장하는 문소리를 통해 여배우의 삶을 조명한다. 트로피 개수만큼은 메릴 스트립 부럽지 않지만, 연기력과 매력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배우. 그리고 ‘여배우’ ‘유명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지만 마이너스통장에 전전긍긍하는 여배우. 한때는 치기 어린 감정으로 예술을 논했던 시절이 있었던,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여배우가 그렇다.

▲ 문소리가 구성한 세 개의 단편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제공|메타플레이

영화는 언뜻 문소리 본인의 이야기라고 착각하게끔 만든다. 문소리 본인이 고민한,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설득력을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배우는 오늘도’는 픽션이다. 픽션이지만 71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감독 문소리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문소리가 부딪혔던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터져 나온 100% 진심을 담은 덕분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진정성이 있고, 관객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문소리의 고민과 성찰이 담겼지만, 영화는 진지하고 무겁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다. 외모지상주의와 을의 처세술 등 풍자와 해학이 가득하다. 오로지 ‘각본의 힘’으로 이뤄진 결과다. 애드리브가 없었다는, 사실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문소리는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 아주 효율적으로 웃음을 구현하고 있다. 문소리가 달리는 힘, 그 힘은 ‘여배우는 오늘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7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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