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련한 운영' 이니에스타(오른쪽).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노련했다. 흐름이 깨져도 흔들리지 않았고, 리드를 잡은 뒤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FC바르셀로나는 23일 밤 9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에서 레알마드리드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3-0 완승.

노련한 경기 운영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레알마드리드가 칼을 갈고 나선 경기였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중원에 마테오 코바치치를 배치하면서 수비력과 활동량에 신경을 썼다. 바르사와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이었다. 

코바치치 배치로 어느 정도 재미를 봤다. 코바치치는 이스코가 출전했을 때보다 뒤에 배치됐고 카세미루와 함께 중앙에서 좌우 간격을 좁혔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바르사의 중원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도록 막았다. 코바치치는 지공 땐 메시를 전담 마크하면서, 메시가 홀로 만들 수 있는 '마법 같은' 플레이에도 대비했다. 메시가 측면으로 움직일 때에야 찬스를 만들 정도로, 중앙에선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바르사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진 않았다. 하지만 경기 운영은 침착하고 고요했다. 언젠가 레알은 공격적으로 전환해서 나올 것이 분명했다. 밸런스가 깨지길 기다리면서 수비에 신경쓰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마침내 후반 9분 기회가 왔다. 토니 크로스의 공격적인 패스를 끊어낸 것이 시발점이 됐다. 레알이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치는 도중, 당연히 팀의 무게는 전방에 쏠려 있었다. 라키티치는 바르사의 진영부터 직접 드리블하면서 센터라인을 넘어서까지 드리블했다. 오른쪽의 세르지 다시 반대의 수아레스에게 연결되면서 레알의 수비진을 허물었다. 나바스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수아레스의 슛은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엔 더 노련한 경기 운영을 했다. 바르사는 추격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 레알의 공격을 찬찬히 받아내다가 역습을 연결하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무게를 앞으로 옮긴 레알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후반 17분 헤라르드 피케가 공을 끊어 전진한 뒤 메시에게 패스했고, 메시가 절묘한 패스를 수아레스에게 넣었다. 나바스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문전에서 혼전이 벌어졌다. 카르바할이 손을 뻗어 공을 막으면서 곧장 퇴장 명령을 받았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메시가 득점에 성공했다. 나바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도 있었다.

후반전 35분 이후 레알이 총공세로 나서면서 조금 수세에 몰리기도 했지만, 간격을 잘 유지하면서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에 대응했다. 후반 39분 가레스 베일에게 줬던 찬스를 제외하곤 별 문제 없이 방어에 성공했다. 이미 2골의 리드를 잡고 있어 여유도 있었다. 후반 종료 직전엔 알레시 비달까지 골을 성공시켰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제라르드 피케, 이반 라키티치,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까지. 이미 유럽 정상을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바 있는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폭발적인 드리블러 네이마르가 파리로 떠났지만 오히려 경기 운영은 더 차분하고 침착하다. 라이벌 레알을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고 단단히 승리를 지켰다. 바르사의 가장 무서운 점. 어떤 팀을 상대로도 능숙한 경기 운영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강한 팀은 바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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