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은 매년 풀어야 할 과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바로 새롭게 만나는 세터와의 호흡이다.

김연경의 소속 팀 엑자시바시는 1일(한국 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터키 여자 프로배구 슈퍼컵(스포츠토토컵)에서 라이벌 바키프방크를 세크스코어 3-1(20-25 25-22 25-17 25-19)로 이겼다.

엑자시바시는 본격적인 2018~2019 리그를 앞두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슈퍼컵은 매년 터키 리그 개막 전에 앞선 시즌 리그 우승 팀과 컵 대회 우승 팀이 맞붙는 경기다. 슈퍼컵 우승은 단판 승부로 결정된다.

바키프방크는 2017~2018 시즌 터키 리그는 물론 컵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올해 슈퍼컵은 리그와 컵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한 엑자시바시가 바키프방크의 상대로 결정됐다.

▲ 2018~2019 시즌 터키 여자배구 슈퍼컵에서 서브를 넣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김연경 ⓒ 엑자시바시 트위터 캡쳐

이 경기를 앞둔 엑자시바시는 준비 기간이 짧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일정 때문에 엑자시바시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와 터키 국가 대표 선수들이 뒤늦게 합류했다. 특히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인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는 지난달 21일 끝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까지 출전했다.

김연경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가 모여 훈련한 날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엑자시바시는 29일 모든 선수가 모여 이번 슈퍼컵을 준비했다. 김연경도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마친 뒤 지난달 11일 터키로 출국했다.

김연경은 2011~2012 시즌부터 2016~2017 시즌까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다. 지난해 6년간 몸담았던 페네르바체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올해 1년 만에 터키 무대로 복귀했다.

페네르바체에 있을 때는 매년 바뀌는 주전 세터와 호흡을 새롭게 맞췄다. 상하이의 유니폼을 입을 때는 주전 세터 미양과 호흡에서 애를 먹었다. 그리고 엑자시바시에서는 올 시즌 주전 세터로 뛰게 될 감제 알리카야(터키)를 만났다.

감제는 지난 시즌까지 갈라타사라이에서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은 그는 슈퍼컵에서 주전 세터로 나섰다. 감제는 아포짓 스파이커인 보스코비치와 호흡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게 올려주는 볼은 불안했다. 이 경기에서 레프트에 포진된 김연경은 물론 조던 라르손(미국)도 감제와 호흡에서 애를 먹었다.

▲ 득점을 올린 뒤 세터 감제(오른쪽)와 포옹하는 김연경(가운데) ⓒ 엑자시바시 트위터 캡쳐

김연경은 1세트에서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2세트부터 나쁜 볼을 힘겹게 처리하며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4세트 중반부터는 김연경 대신 과거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멜리하 이스메일루글루(터키)가 코트를 계속 지켰다.

이 경기에서 김연경은 10점을 올렸다. 그의 명성을 생각할 때 만족스러운 득점은 아니었다. 이 경기를 앞둔 김연경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지만 최대한 잘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페네르바체 시절, 김연경은 매 시즌 바뀌는 세터와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했다. 중국 리그에서도 세터와 호흡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뒤늦게 합류한 김연경은 감제와 호흡이 농익지 않은 상황에서 슈퍼컵을 치렀다.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에서는 세터 감제와의 호흡이 매우 불안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그동안 수많은 세터와 호흡을 맞춰봤다. 이런 경험을 생각할 때 감제와의 호흡도 시간이 필요하다.

엑자시바시는 비록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은 매끄럽지 못했지만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드러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MVP로 선정된 보스코비치의 위력은 여전했다. 그는 24점을 올리며 엑자시바시가 슈퍼컵 우승을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웠다.

▲ 김연경(가운데)과 엑자시바시 선수들 ⓒ 엑자시바시 트위터 캡쳐

배구 센스가 뛰어난 라르손도 세터와 호흡이 원만하지 못했지만 대부분 공격을 재치있는 연타로 처리하며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엑자시바시는 김연경-라르손-보스코비치로 이어지는 최강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꿈의 공격 라인'이 제대로 살아남으려면 감제를 비롯한 세터들의 선전이 중요하다.

김연경은 새 둥지인 엑자시바시 적응 문제에 대해 "터키 리그는 저에게 익숙한 환경이다. 현재 소속 팀은 과거 상대 팀으로 경험을 많이 해봤기에 적응하는 점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슈퍼컵을 우승한 엑자시바시는 오는 3일 2018~2019 시즌 터키 정규 리그 첫 경기에서 닐뤼페르를 만난다. 닐뤼페르는 지난 시즌 정규 리그에서 9승 13패로 8위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엑자시바시의 승리가 유력하다.

한편 SPOTV는 오는 3일 밤 11시 30분부터 엑자시바시와 닐뤼페르가 맞붙는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 개막전을 위성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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