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주, 박성윤 기자] '자멸 야구'에 가까웠다. 병살타를 두 개나 쳤지만 스스로 이겨내고 팀 승리 선봉장이 됐다. KIA 타이거즈 김주찬 이야기다.

KIA 타이거즈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시리즈 스코어는 1-1이 됐다. 어려운 승리에는 우여곡절을 겪은 김주찬 발야구가 있었다.

번번이 맥이 끊겼다. 방법도 다양했다. 병살타와 견제사가 맥을 끊는 가위가 됐다. KIA가 만든 기회로 홈팬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KIA 후속 타선 또는 주자 플레이로 찬물이 뿌려졌다.

1회말부터 시작됐다. 선두 타자 이명기가 두산 유격수 김재호 실책으로 출루했다. 경기 초반부터 잡은 기회. 타석에는 김주찬이 들어섰다. 김주찬은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굴렸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3회말에도 병살타가 나왔다. 다시 김주찬이었다. 0-0 동점인 가운데 선두 타자 김선빈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사 주자 없을 때 이명기가 기습번트 내야안타를 쳤다. 재치있는 이명기 플레이가 돋보였다. 

경기 첫 안타에 KIA 팬들은 일어서서 환호했지만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유격수 땅볼을 다시 굴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송구가 연결돼 이닝이 끝났다.

김주찬이 무너지자 로저 버나디나도 흔들리는 듯했다. 0-0 동점인 4회말 KIA는 경기 두 번째 선두 타자 출루 기회를 잡았다. 버나디나가 장원준을 이겨내고 중전 안타를 뽑았다. 타구가 먹혀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KIA가 처음으로 타구를 외야로 보낸 안타였다.

다시 KIA가 분위기를 잡으려는 찰나에 장원준이 버나디나를 묶기 위해 1루로 던진 공에 버나디나가 깜짝 놀라 귀루했다. 포구한 오재일 글러브가 버나디나를 먼저 건드렸고 아웃 판정이 나왔다. KIA 더그아웃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 번복은 없었다.

무사 1루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어 최형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발 빠른 버나디나면 득점까지도 가능한 코스였지만 최형우 앞에서 달릴 주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2병살타를 생산한 김주찬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 타자로 나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던 김주찬은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제 할일을 힘겹게 해냈다. 장원준에 이어 올라온 함덕주를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빗맞은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이어 버나디나 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두산은 함덕주를 내리고 김강률을 올렸다. 경기 처음으로 주자가 3루에 간 상황. 4번 타자 최형우가 볼넷으로 나가 1사 1, 3루가 됐다. 나지완이 3루수 땅볼을 쳤다. 김주찬이 런다운에 걸렸다. 김주찬이 시간을 끄는 사이 최형우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왔다. 양의지가 최형우를 잡기 위해 3루를 던졌다. 김주찬은 그 사이 홈에 들어와 팀 승리에 필요한 1점을 올렸다. 빠른 발로 만든 경기 첫 득점이었고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