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워싱턴, 옥남정 PD / 배정호 기자] 복싱 선수를 하다가 우연히 형을 따라가서 시작하게 된 농구. 농구공을 집은 지는 어느덧 10년. 좋아하는 농구 덕분에 생애 첫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른 사연.

아마추어 농구 팀 ’아울스’ 막내 김상훈의 이야기다. 그는 부천 ‘스포애니’ 중동점에서 PT 강사로 일하고 있다. 

회사 동료들은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가방에는 늘 농구공과 농구화가 들어 있어요. 낮에 수업하고 밤에는 농구 경기를 하러 가는 걸 보면 정말 농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것 같아요.” 

지난달 서울 잠원 지구에서 열린 한국 예선에서 그는 정확한 슈팅력을 보였다. 이미 아마추어 농구 팀들 사이에선 김상훈을 알아보는 이가 많았다. 

“근육질 몸을 한번 보세요. 정말 잘해요.” 

김상훈의 카톡에는 온통 농구 사진이다. 페이스북에도 역시 농구 관련 영상이 거의 매일 같이 올라온다. 농구와 사랑에 빠졌다.

“직장 일로 피곤하지만 정말 좋아해서 하는 것이다. 열정으로 모든 게 용서되는 것 같다.”

김상훈의 머릿속은 온통 워싱턴 세계 대회뿐이다. 국제 대회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대회는 더 특별하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대회가 열리는 ‘Berry Farms’ 경기장도 아주 유명한 미국 길거리 농구 코트다. 

“국제 대회가 처음은 아니에요. 항상 마음에는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외국 선수들 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1승이라도 해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1승을 거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본선 경기 날이 하필이면 ‘점장’님의 평생 한번뿐인 결혼식이 예정돼 있는 것이다.

그는 “직장 생활이 편해지려면 꼭 참석을 해야 했는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세계 대회 한국 대표 타이틀을 포기할 수 없기에 말씀 드렸다”며 원장님께 웃으며 양해를 구했다. 대신 꼭 이말만은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점장님! 축의금은 꼭 넣어 놓고 가겠습니다.” 

김상훈은 ‘직장 생활’과 ‘농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생애 첫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른다.

‘레드불 한국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울스는 15일(이하 현지 시간)과 16일 열리는 ‘레드불 레인 월드 파이널’ 한국 대표로 나선다. 

스포티비뉴스는 아울스의 세계 대회 도전기를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며 추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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