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은 지난해 11월 영화 ‘검은 사제들’로 사제복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오컬트물인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이 장르라는 말까지 만들며 540만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김윤석과 박소담이라는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높이긴 했지만, 생소한 장르를 대중들이 선택하게 만든 힘이 강동원이라는 것을 부인할 순 없다.
올 11월에도 어김없이 강동원이 등장한다. 영화 ‘잉투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 ‘가려진 시간’을 통해 데뷔
후 가장 순수한 캐릭터에 도전한다.
이 작품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멈춰진 시간 속에서 어른이 돼 나타난 성민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상업영화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엄태화 감독과 연기는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신인배우 신은수와 호흡을 맞췄지만, 기대점은 충분하다.
먼저 엄태화 감독은 단편영화 연출 당시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2012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시위원 만장일치로 3년만에 대상을 수상자가 됐으며, 영화 ‘잉투기’에서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개성으로 만들어 냈다.
이런 엄태화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한 소년이 가려진 시간이라는 가상현실에 들어간 후 성인이 돼 나타났다는 설정을
보도 신비롭게 그려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은수도 주목할만 하다. ‘가려진 시간’으로 첫 연기에 도전하는 신은수는 2002년생의 어린 소녀다. 300:1의 경쟁력을 뚫고 ‘가려진 시간’에 최종 합류했다. 갑자기 어른이 돼 나타난 성민(강동원 분)을 알아보고 홀로 믿어주는 순수한 캐릭터인 만큼 연기에
대한 기술이 없는 신은수에게서 더욱 순수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강동원이 더해졌다. 지난 2월
‘검사외전’에서 꽃미남 사기꾼이었던 강동원이 순수한 캐릭터로
변신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비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과연 강동원의 11월 마법이 ‘검은
사제들’에서 ‘가려진 시간’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