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토론토, 영상 배정호·글 이교덕 기자] 세상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는 자신을 믿었다. 11일(이하 한국 시간) UFC 206에서 페더급 랭킹 4위 컵 스완슨(33, 미국)을 꺾고 세계 정상을 향해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스완슨은 최두호가 좋아하는 화끈한 타격가다. 언젠가 꼭 싸워 보고 싶은 우상이었다.

9일 미디어 데이에서 "부담감이나 긴장감이 아니라 설레는 마음이 더 큽니다"고 했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스완슨을 이기기 위한 작전도 다방면으로 짰다. 양성훈 부산 팀 매드 감독은 "스완슨의 길목을 다 막겠다"고 예고했다.

D-1. 싸움꾼 스위치를 올렸다. 10일 계체에서 스완슨이 건 눈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스테이지에 돌아와서는 "상대가 걸면 나도 신경전을 받아 줍니다"며 해맑게 웃었다.

▲ 최두호의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25세 청년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영화 '슈퍼맨' OST를 등장 음악으로 틀었다. 11일 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2만 명의 관중들은 손뼉 치고 소리 지르며 차세대 슈퍼스타를 환영했다.

1라운드 최두호는 스완슨을 압박했다. 초반 분위기를 갖고 왔다. 2라운드 스완슨이 진흙탕 싸움을 걸면서 최두호가 정타를 맞기 시작했다. 충격이 쌓여 비틀거렸다.

그러나 최두호는 정신력으로 버텼다. 물러서지 않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스완슨은 이날 생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 줬다. 세계 정상급 파이터들과 경쟁한 경험으로 쌓은 노련미는 치고 올라오는 젊은 최두호의 투지보다 위였다.

최두호는 0-3 판정패했다.

인생에서 한 번은 꼭 알게 된다. 세상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다 쏟아부어도 실패할 때가 있다.

최두호는 눈물을 꾹꾹 참으며 옥타곤 인터뷰에서 "지는 게 이런 기분이네요.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고 외쳤다. 젊은 청년의 마음에 감동받은 캐나다 관중들은 기립 박수했다.

그는 병원에 다녀온 뒤 팀 매드 식구들과 찍은 사진에서 상처투성이의 얼굴로 "저는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듯 미소를 살짝 머금었다.

최두호는 이제 허물을 벗고 한 뼘 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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