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귀국한 세인트루이스 투수 오승환이 12일 귀국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KBO 리그 삼성에서 뛰던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은 2013년 한국시리즈 두산과 2차전에서 1-1이던 9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두산의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0회, 11회, 12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13회에도 내려가지 않았다. 선두 타자 김현수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잡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오재일에게 일격을 당했다. 솔로 홈런을 맞았다. 오승환은 심창민과 교체됐고 경기는 1-2로 끝났다. 투구 수 54개. 마무리투수가 무려 4이닝을 홀로 막았다.

오승환은 12일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로얄볼룸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미국 선수들과 처음으로 함께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베테랑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과는 캐치볼을 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다. 어린 선수들이 한국, 일본 야구를 매우 궁금해 한다. 특히 나와 같은 불펜 투수들 같은 경우엔 내가 한국 시절 4이닝하고 4일 연속 던졌다는 이야기를 듣자 매우 놀라워하더라"고 덧붙였다.

▲ 은퇴한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는 652세이브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다.
1986년 오클랜드에 부임한 토니 라루사 감독이 뿌리 내린 '마운드 분업화' 아래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의 보직과 등판 간격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불펜 투수들의 연투를 지양한다. 1이닝 마무리 투수로 출발해 마리아노 리베라와 트래버 호프만이 600세이브 시대를 연 배경이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감독을 맡았던 맷 윌리엄스는 중간 투수들의 투구 이닝을 1이닝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KBO 리그도 1990년대 들어 마운드 보직을 구분하고 투수들의 등판 간격과 투구 수 관리에 나섰지만 메이저리그만큼 선수가 많지 않고 공급도 적어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 장기 레이스. 19연전, 20연전 등 일정이 빼곡하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이동 거리가 멀고 시간도 오래 걸려 체력 관리가 어렵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맞은 오승환은 구단의 세심한 관리로 오히려 체력 문제는 없다고 단언한다. "연투를 하면 꼭 휴식을 받았다. 3일 연투 이상은 무리시키지 않는다. 투구 수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고 1,1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4월 5일 피츠버그전에서 데뷔한 뒤 5월부터는 마무리를 꿰차 76경기에서 6승 3패 19세이브 14홀드 103탈삼진 평균자책점 1.92로 맹활약했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오승환을 다음 시즌에도 마무리로 기용할 뜻을 지난 9일 간접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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