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풀이 죽은 롯데 타선에서 분전하며 한가닥 위안을 안겨주고 있는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연합뉴스
▲ 시즌 초반 풀이 죽은 롯데 타선에서 분전하며 한가닥 위안을 안겨주고 있는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연합뉴스
▲ 레이예스는 좋은 콘택트와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증명하고 있고, 스위치 타자로서 좌우 타석 편차가 없는 게 장점으로 뽑힌다. ⓒ연합뉴스
▲ 레이예스는 좋은 콘택트와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증명하고 있고, 스위치 타자로서 좌우 타석 편차가 없는 게 장점으로 뽑힌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최고의 명장 중 하나인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큰 기대감을 모은 롯데는 정작 개막하자마자 4연패에 빠졌다. 원래 롯데의 이미지는 ‘시즌 초반에 강하다’인데, 올해는 그마저도 아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올해 뭔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 안 이기니까 나중에 얼마나 이기려고…”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이 편할 리는 없다. 롯데는 27일 광주 KIA전에서도 1회 수비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가 겹쳐 대량 실점을 한 끝에 2-8로 졌다.

필승조 쪽의 문제도 있지만, 역시 롯데가 답답한 경기를 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타선 침체다. 롯데 타선은 전통적으로 구색이 잘 갖춰져 있지는 않아도 폭발력은 있는 편이었다. 조합이 문제지 개개인적으로 놓고 보면 잘 치는 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주축 타자들이 하나둘씩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타격에 힘이 많이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롯데는 첫 4경기에서 팀 타율이 0.225에 그쳤다. 리그 평균(.255)보다 한참 떨어진다. 더 심각한 건 경기 흐름을 한 방에 뒤바꿀 수 있는 장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4경기 현재 롯데의 팀 장타율은 0.319에 불과하다. 팀 출루율(.318)과 비슷한 수준으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꼴찌다. 

2021년 시즌을 끝으로 손아섭(NC)이 떠나고, 2022년 시즌을 끝으로 이대호가 떠났고, 2023년 시즌을 끝으로 안치홍(한화)이 떠나는 등 전력 누수는 계속 있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플러스가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유강남 노진혁이라는 ‘FA 영입생’의 방망이도 쉬이 터지지 않는다. 여기에 한동희 김민석까지 시즌 전 부상으로 빠지자 팀 뎁스도 허약해졌다. 당장 대타로 들어가 상대 마운드를 압박할 만한 선수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한가닥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0)의 순조로운 적응이다. 장신의 스위치 타자라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레이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보다 좋은 그림을 그려주더니, 정규시즌 첫 4경기에서 타율 0.438, 1홈런, 2타점의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순히 치기만 하는 건 아니다. 볼넷도 제법 고른다. 출루율이 5할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125에 이른다. 첫 3경기에서는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27일 KIA전에서도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네 경기 모두 2출루 이상 경기를 했다. 지금 타격감이라면 한 번 출루로는 좀 아쉬운 선수다. 롯데에 그런 외국인 타자가 등장했다. 

▲ 개막 이후 인상적인 타격 성적을 남기고 있는 빅터 레이예스 ⓒ롯데자이언츠
▲ 개막 이후 인상적인 타격 성적을 남기고 있는 빅터 레이예스 ⓒ롯데자이언츠

김태형 롯데 감독도 레이예스의 활약에는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좌우 타석의 편차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고무적이다. 당초 우타석은 콘택트, 좌타석은 장타 쪽에 비중이 실렸다고 봤는데 치는 그림과 장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해석이다. 김 감독은 “(좌우 타석이) 비슷한 것 같다. 치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어디에서 장타가 더 있다거나 뭐가 더 있다거나 이런 부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하다”면서 “아무래도 왼쪽을 더 많이 쳐서 왼쪽에 더 자신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우타석에서도 또 치더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지난해 개막을 함께 한 잭 렉스가 부상으로 고전한 끝에 퇴출됐고,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니코 구드럼은 콘택트와 별개로 장타 쪽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웠다. 일단 레이예스가 버텨주고, 전준우 노진혁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살아나고, 윤동희 고승민 등 젊은 선수들이 보조를 맞추고 한동희 김민석이 돌아온다면 그때는 해볼 만한 타선이 될 수 있다. 레이예스가 중심에 서 흔들림 없이 버텨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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