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자을 누빈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자을 누빈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자을 누빈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자을 누빈 손흥민.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이성필 기자] 공항으로 빨리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자신을 보러왔던 태국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26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태국의 경기는 3-0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전반 이재성(마인츠05)의 선제골, 후반 손흥민과 박진섭(전북 현대)의 골이 터지면서 경기가 끝났다.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뛰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태국 팬들이다. 지난해 7월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태국 경기에서 레스터시티와 일전을 앞두고 몸까지 풀었지만, 폭우에 그라운드 배수가 되지 않으면서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손흥민은 최대한 태국 팬들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2015년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같은 장소에서 치렀고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등 실력을 발휘했지만, 당시와 현재의 인지도는 180도 다른 것이 사실이다. 공식적으로 중립 경기라 1,080명의 관중만 입장했다. 

지난 22일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입국 과정부터 태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했던 손흥민이다. 300여 명이 몰려 나와 손흥민을 외쳤다. 두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전했던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태국 팬클럽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현수막을 들고 나와 손흥민 사랑을 외쳤고 경기장에 내걸기도 했다. 국가대표 경기와는 상관 없는, 손흥민 개인에 대한 진심 어린 성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진심을 다해 뛰었다. 경기 전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되자 일방적인 야유가 아닌 찬사가 동반됐다. 손흥민이 언제 다시 태국에 와서 뛸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더 가열한 응원이 있었다. 

몸을 푸는 손흥민을 향해 태국 언론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한국 취재진 근처에서 지켜보던 태국 매체 '트루 비전 스포츠'의 한 기자는 "손흥민은 태국에서도 사랑받는 슈퍼스타다. 그는 아시아의 별이고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가 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이강인과의 이야기도 알고 있다. 여러 면에서 멋진 주장이다"라고 전했다. 

경기 시작 후 손흥민이 볼을 잡고 터치라인을 타고 들어가는 드리블을 하면 함성이 저절로 나왔다.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손흥민 특유의 스프린트를 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볼을 달고 달렸던 손흥민이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 태국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손흥민. ⓒ연합뉴스

 

결국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리며 환호한 손흥민이다. 2차 예선 4경기 모두 골을 터뜨린 손흥민이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나는 기후에서 후반 중반 측면에서 중앙으로 내주는 패스를 실수하며 쓰러진 손흥민도 인간이었다. 혀를 내두르는, 태국 기상청 발표 78%의 습도에는 장사가 없었다. 

놀랍게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3-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이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대표팀 관계자는 취재진에 곧바로 손흥민, 백승호(버밍엄시티) 등이 곧바로 공항에 이동해야 한다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빠른 만남을 부탁한다고 공지했다. 늘 원정에서는 뛰고 이동하기 바쁜 손흥민이기에 이해됐고 취재진도 기다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예상과 달리 경기 종료 50분 가까이 지나서 취재진과 만났다. 우리 선수단을 2천여 붉은악마 앞으로 데려가 인사시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방송 생중계 인터뷰 후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태국 팬들에게도 인사했다고 한다. 골을 넣던 순간, 태국 수비수와 골키퍼를 바보로 만드는 동작으로 찬사와 박수를 보낸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홈이 아니었어도 아시아를 상징하는 슈퍼 스타라 모두가 환호했다. 태국축구협회 관계자도 바쁜 손흥민에게 셀카 등을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았다. 원정에서 찬사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흥미롭고 대단했던 손흥민의 라자망갈라 한 바퀴였다.  

선수대기실로 들어가도 3개월 뒤 다시 만날지 모르는 동료들에게 여러 가지 말들을 전했다고 한다.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자며 독려했고 황선홍 임시 감독도 듣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손흥민은 "밥맛이 다 좋을 수는 없죠"라며 서울과 방콕의 180도 다른 환경은 프로라면 당연히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꼽았다. 이어 "정말 그라운드 상태가 좋아 보여도 한국과는 다른 잔디 상태라 적응에 힘들었다. 날씨도 습해서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태국도 같은 환경에 경기했다"라며 "팀에서 누구 하나가 더 노력하고 더 희생하느냐에 따라 경기가 갈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에게 이야기를 듣기 위한 태국 언론의 경쟁도 대단했다. 국내 언론과 문답이 끝나자 마이크를 들고 말을 꺼냈지만, 공항 이동이 급한 손흥민의 일정이 인연을 맺어 주지 못했다. 

공항으로 이동해 자정 무렵에 떠나는 런던행 항공기에 오른 손흥민이다. 공항에도 이미 태국 팬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감사와 미안함을 동시에 표현했다는 손흥민이다. 왜 그가 대표팀 주장의 자격을 유지하는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