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가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이하 2019 세계선수권 D1A) 대회에서 ‘포스트 평창 시대’의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6일 막을 내린 2019 세계선수권 D1A 대회에서 3승 2패(승점 9)로 3위를 차지했다. 

2위 벨라루스(3승 1연장승 1패. 승점 10)에 승점 1이 모자라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실패했지만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18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감소하고, 상무 아이스하키팀이 사실상 폐지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국제무대의 경쟁력을 발휘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2018 평창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세계 정상급과 사이에는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한다’는 비관적인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해 올림픽 본선 4경기와 월드챔피언십 7경기에서 승점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 두 대회를 앞두고 치른 슬로베니아, 러시아, 독일,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모두 졌다. 

올림픽과 월드챔피언십에 여러 차례 출전한 경험이 있는 전통 강호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2017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거둔 5-2 역전승이 유일했다. 

그러나 한국은 2019 세계선수권 D1A에서 슬로베니아를 5-3, 벨라루스를 4-1로 격파하며 자신감과 경험을 얻었다. 

슬로베니아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둔 강호다. 벨라루스는 소비에트연방에서 분리된 후 1998년, 2002년, 2010년 올림픽에 출전했고, 특히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는 4강에 올랐다. 

이런 강팀을 잇달아 꺾었다는 사실은 ‘정상권 진입’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점을 보였다.

‘토종 공격수’ 들의 일취월장은 한국 아이스하키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요소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백지선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으로 복수 국적(귀화) 선수 없이, 순수 국내 출신 선수들로만 공격진을 구성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귀화 공격수들의 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내파 공격수들은 일취월장한 경기력으로  ‘백지선호’ 출범 이후 가장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전정우, 김형겸(이상 94년생), 이총현, 송형철, 최진우(이상 96년생) 등 젊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 경험이 쌓인 점도 한국 아이스하키 미래에 긍정적인 요소다. 

향후 2~3년 내에 남자 대표팀 내 ‘올림픽 세대’의 상당 수가 현역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울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빠르게 육성시켜야 한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이달 하순 슬로바키아에서 열리는 2019 IIHF 연차총회에서 내년도 세계선수권과 인터내셔널 브레이크(각국 대표팀 친선 경기를 위한 리그 휴식기) 일정 등이 확정된 후 다음 시즌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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