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삼척, 취재 조영준 기자/영상 김동현 영상 기자] 13일 강원도 삼척시 삼척체육관에서는 한국 여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두 명의 골키퍼가 맞대결을 펼쳤다.

오영란(47, 인천시청)은 현역 최고령 선수다. 한국 핸드볼의 전성기를 장식했던 그는 여전히 코트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오영란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이는 박미라(32, 삼척시청)다. 박미라는 지난 2월 2일 SK슈가글라이더즈와 경기에서 핸드볼 코리아리그 사상 처음으로 1800세이브를 기록했다.

▲ 2018~2019 시즌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삼척시청의 골키퍼 박미라(왼쪽) ⓒ 대한핸드볼협회

선배 오영란은 1200세이브를 돌파했고 남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골키퍼인 이창우(35, SK호크스)는 1100세이브를 넘어섰다. 핸드볼 코리아 사상 대기록을 남긴 박미라는 소속 팀 삼척시청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13일 삼척체육관에서는 2018~2019 시즌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가 열렸다. 정규 리그 3위 삼척시청과 4위 인천시청이 맞붙은 준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로 진행됐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한 삼척시청은 23-20으로 승자가 됐다.

박미라는 이 경기에서 17세이브, 방어율 45.9%를 기록하며 MVP로 선정됐다.

2006년 삼척시청에 입단한 박미라는 13년간 팀의 간판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 팀에서 맹활약한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판 승부로 결정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그는 대선배인 오영란과 세이브 경쟁에 나섰다. 두 골키퍼는 전반전에서 치열하게 상대 골을 몸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경기의 분위기는 삼척시청 쪽으로 넘어갔고 마침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를 마친 박미라는 "우리 팀은 수비가 좋다. 그래서 제가 편하게 막을 수 있었다"며 수훈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삼척시청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부산시설공단을 한 점 차(27-26)으로 이겼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인천시청을 제압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미라는 "우리 팀이 시즌 막바지에 가서 경기력이 떨어졌다. 서로 얘기하면서 다들 뭉치자고 했는데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미라는 삼척시청의 장점에 대해 "수비"라며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수비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런 점이 경기에서도 보여진다"고 밝혔다.

삼척시청은 14일 잠시 숨을 고른 뒤 15일 서울 송파구 핸드볼경기장에서 정규 리그 2위 SK슈가글라이더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 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에서 환호하는 삼척시청 선수들 ⓒ 대한핸드볼협회

박미라는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있지만 이것도 넘어서야 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이날 준플레이오프를 보기 위해 많은 홈 팬들은 삼척체육관을 찾았다. 여자부 플레이오프도 준플레이오프처럼 단판 승부로 결정된다. 만약 삼척시청이 15일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SK슈가글라이더즈를 이길 경우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된다.

박미라는 한층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삼척 홈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항상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힘이 많이 됐다. 챔피언 결정전도 이곳에서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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