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번호 70번 NC 이동욱 감독 ⓒ NC 다이노스
▲ NC 이동욱 감독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다이노스는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제2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선진 야구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부족한 경력을 덮기 위한 포장이 아니다. 현장에서 본 이동욱 신임 감독은 새로운 야구에 눈과 마음을 모두 열고 있는 인물이었다.

NC 김경문 전 감독은 공격 작전은 과감하게, 수비는 보수적으로 했다(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수비 시프트를 자주 쓰지 않는 감독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 김경문 감독도 지난 시즌부터는 경기 초반부터 시프트를 거는 일이 점차 늘었다. 이동욱 감독의 제안이 배경이다.

지난해 4월 이동욱 감독에게 수비 시프트에 대한 생각을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단순히 타구 방향만 기록해서는 시프트 성공률을 높일 수 없다고 했다.

"에릭 테임즈(밀워키)를 상대로 시프트가 안 통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타구 속도 때문이다. 투수가 잘 던져서 느린 땅볼을 유도한다면 시프트를 쓰지 않아도 잡을 수 있다. 강한 타구가 가는 길목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빗맞은 타구가 빠져나가면 투수가 흔들릴 수 있다."

"한국에서 시프트가 더 맣이 나오려면 레이더로 타구를 측정한 자료가 많아져야 한다. 우리 전력분석원과 내가 정리한 자료가 있지만 더 정확하게 타구를 측정해야 발전할 수 있다. 그래야 데이터가 더 세분화될 수 있다. 타구 속도나 각도까지 나온다면 야구가 더 진화할 것 같다."

이동욱 감독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소통 능력도 갖췄다. 이동욱 감독에게는 화려한 선수 경력이 없다. 롯데와 LG, NC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는 동안에도 '스타 코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신망은 두터웠다. 고교시절 3루수로 뛰었던 LG 정주현은 프로에서 2루 수비에 안착하기까지 이동욱 감독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다시 지난해 인터뷰로 돌아간다. 이동욱 감독은 수비 시프트 실행에 앞서 선수들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전력분석 미팅에서 투수에게 타자들의 성향을 설명하고,(경우에 따라)시프트가 효과적일 거라고 얘기한다. 포수에게는 시프트를 걸 테니 볼 배합에 참고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다. 성공 사례를 보고 믿어달라고 한다. 예외 하나를 보지 말고 잡는 걸 보자는 얘기다. 미국에서도 시프트를 선호하는 투수가 있고 아닌 투수가 있지 않나. 동의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 이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동욱 감독은 25일 마무리 훈련부터 팀을 지휘한다. 그는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를 해온 것이 우리 다이노스 야구의 특징이었다.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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