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스 1위' 조르지뉴.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새로운 첼시를 이해하려면 수비형 미드필더 조르지뉴를 주목해야 한다.

첼시는 지난 여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2017-18시즌 FA컵 우승을 안긴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결별했다. 후임으로 선택한 인물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다. 나폴리를 이끌면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전방 압박을 특징으로 보여준 '전술가'였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첼시는 전통적으로 단단하게 수비하고 역습으로 기회를 살리는 것을 특징으로 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긴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는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던 로베르토 디 마테오도 비슷한 색채를 가졌다.

사리 감독 체제에서 첼시는 공격적인 전술로 변화를 꾀했다. 단순히 앞으로 전진한다는 뜻이 아니다. 짧은 패스로 상대를 세밀하게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격하게 증가한 패스 수가 이를 방증한다. 이번 시즌 치른 6경기에서 첼시는 4519개 패스를 시도해 4011개를 성공했다. 맨체스터시티보다도 많은 숫자다(4261개 시도, 3833개 성공).

▲ 사리 감독은 첼시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사리 감독의 전술적 핵심은 조르지뉴다. 조르지뉴는 수비 앞에 배치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전통적으로 첼시의 색을 내는 핵심 포지션이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클로드 마켈렐레, 마이클 에시앙, 존 오비 미켈, 네마냐 마티치 등이 첼시의 중원을 지킨 인물들이다. 공격적 능력도 있지만 수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조르지뉴는 반면 공격 전개가 돋보이는 선수다. 조르지뉴는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전 유럽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다. 6경기에서 689개의 패스를 시도해 628개를 성공했다. 조르지뉴는 후방 빌드업을 이끄는 선수로 전방 압박을 풀 때도 핵심이 된다. 단순히 공을 잡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공을 돌리는 '기점'이 된다. 패스하고 곧장 움직여 다시 패스를 받기 좋은 위치로 움직여 전체적인 연결은 부드럽게 한다. 동료들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잡아주기도 한다.

조르지뉴의 영향 아래 첼시의 축구도 자연스럽게 변했다. 조르지뉴 외에도 안토니오 뤼디거(492/448), 다비드 루이스(466/416),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450/412)가 패스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유일하게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592개 패스를 시도해 560개를 성공해 2위에 올랐다.

▲ 좋은 파트너인 캉테(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조르지뉴(오른쪽)

부지런하고 활동량이 강점인 은골로 캉테는 여전히 좋은 활약을 한다. 하지만 콘테 감독의 스리백 전술 하에서처럼 중원을 지키는 '핵심'은 아니다. 공격적인 전술로 무게를 옮기면서 조르지뉴가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29일(이하 한국 시간) "첼시의 리빌딩에서 조르지뉴가 캉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다.

첼시는 6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조르지뉴는 무려 180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기록이다. 패스 자체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변화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러'는 28일 "에덴 아자르가  '이전보다 더 점유율을 강조한다. 공격수들은 더 유리하다. 더 많이 터치하고,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드리블도 더할 수 있고 유효 슈팅도 더 많이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적인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수들 역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팬들 역시 눈이 더 즐거운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첼시와 리버풀은 오는 30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릿지에서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중요한 시험대다. 리버풀은 유럽 전체에서도 빠르고 정교한 전방 압박을 펼치는 팀으로 유명하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패스에 강점을 둔 첼시가 어떤 경기를 할 수 있는지 볼 기회다. 이번 시즌 리버풀, 맨체스터시티와 우승을 겨룰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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