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수비수 김문환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담당해야 하는 중요 위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이란의 왼쪽 측면 공격이 특별히 날카롭다. 전문 풀백을 뽑지 않고 공격 성향이 짙은 윙백을 쏟은 만큼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은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무크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이란과 8강 진출을 다툰다.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김학범 감독은 "이란전 분석 다 끝났다. 조직력이 뛰어나고 공격적인 움직임도 많이 한다. 상대 왼쪽 라인은 눈여겨봐야 한다. 그 점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굳이 언급한 왼쪽 측면은 이란 공격의 핵심이다.

이란은 21세 이하로 팀 대다수를 꾸렸다. 와일드카드도 없다. 원래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와일드카드를 3장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이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까지 와일드카드를 뽑은 것에 반해, 이란은 철저히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다음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선택이다.

이란 A 대표 팀은 말 그대로 '질식'할 것 같은 수비로 유명하다. 신체가 건장한 선수들이 두 줄로 수비를 굳히고 때론 최종 수비라인에 6,7명이 가담하는 식으로 공간을 줄여버린다. 그리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치명상을 입힌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페인, 포르투갈이 모두 이란에 고전했던 이유다.

하지만 즐라트코 크란차르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이란 대표 팀을 매우 공격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신체 조건이 좋고 개인 기량이 좋은 공격수들을 뒤로 물리는 것이 아니라 전방으로 올려붙인 것이 특징. 전방부터도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점이 A 대표 팀과 큰 차이가 있다.

공격적으로 돋보이는 선수는 김 감독의 언급대로 왼쪽 측면에 많이 배치돼 있다. 11번을 달고 뛰는 메흐디 가예디는 개인기를 갖추고 있는 왼쪽 미드필더다. 개인기가 좋고 스피드가 좋아 한국 수비수들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처진 공격수인 로우스타에이 아미르 역시 측면으로 자주 빠져서 호흡을 맞춘다. 두 선수의 개인기에서 시작되는 공격은 이란에 활기와 자신감을 동시에 불어넣는다. 김 감독이 이란을 '공격적인 팀'이라고 하면서 분석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이들을 막아서려면 오른쪽 수비의 활약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엔 전문 풀백이 이시영 뿐이다. 2경기에 뛴 김문환은 신체 조건 때문에 출전 여부를 재고 있다. 김문환이 선발로 출전한다면 전진하는 이란의 왼쪽 공격을 제어하는 것이 목표다. 반대로 이시영이 출전한다면 수비력에 더해 공격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란의 왼쪽이 강한 만큼 한국의 오른쪽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단 실점 없이 막는 것이 첫째요, 잘 풀린다면 득점도 올려야 한다.

물론 이란도 무결점의 팀은 아니다. 앞선 한국 상대들보다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기 때문에 오히려 공간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당연히 라인이 자주 전진하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다. 한국 공격수들이 노리기 좋은 조건이다. 한국이 '탈 압박'만 잘 수행한다면 빈틈을 노려볼 여지는 충분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조별 리그에서 공간에 보내는 패스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이란전부턴 '뒤'가 없다. 패배는 곧 탈락을 의미한다. 이란은 A 대표 팀과 달리 공격적인 성향을 띄고 있지만,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신체 조건이 좋아서 만만치 않은 팀이다. 한국 역시 '100%'로 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