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트피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손흥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반둥(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한국이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키르기스스탄을 압박하고 세트피스에서 한 골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한국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 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리그 3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키르기스스탄이 작정을 하고 나섰다. 중앙 수비수 3명을 배치하고 5-4-1 형태로 수비 전술을 들고 나왔다. 비교적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던 1,2차전 운영과 판이하게 달랐다. 한국을 꺾은 말레이시아처럼 경기를 운영하려고 했다.

한국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었다다. 공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았다. 어차피 승패는 90분이 모두 지나야 가려진다. 

좌우로 크게 공을 돌려가면서 키르기스스탄의 빈틈을 엿봤다. 키르기스스탄의 체력을 빼기 위한 운영이었다. 한국은 90분을 보고 경기 운영을 했다.

밀집 수비 사이에서 공간을 만들기 위한 포석도 뒀다. 중거리슛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어차피 페널티박스 안엔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신체적으로도 억세다. 무리한 공격은 오히려 역습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중거리슛을 시도하면 수비도 마냥 물러설 수 없다. 수비가 밀고 나오면 그땐 수비 뒤를 노릴 수 있다.

세트피스도 밀집 수비를 넘는 주요한 공격 루트였다. 전반 17분 황인범의 프리킥은 정태욱의 머리에 배달됐다. 전반 30분 나상호가 얻은 프리킥을 손흥민이 처리했지만 수비벽에 걸렸다. 전반 32분 코너킥에서 김민재가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살짝 빗맞았다. 전반 35분 황인범이 얻은 프리킥도 황의조의 직접 슛으로 연결됐다.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결국 승리로 연결됐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장윤호의 코너킥을 발등에 그대로 맞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 한결 경기를 쉽게 풀었다.

1골의 리드는 밀집 수비를 깨뜨렸다. 딱 1골만으로도 키르기스스탄이 경기 운영을 바꿨다.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물러서서 기다리다간 패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국도 더 많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공을 뒤에서 돌릴 때도 상대가 빈틈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면 됐다. 한결 편안해졌다.

심리적인 효과도 컸다. 키르기스스탄은 실점할 때까지 단 1개의 슈팅만 기록했다. 일방적인 수비를 한다는 것은 극심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 고갈을 뜻한다.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 있을 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점하면 그 피로감이 몰려 온다. 키르기스스탄은 실점 뒤 현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16강 상대인 이란 역시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팀이다. 우즈베키스탄도 빠른 공수 전환이 장점이다. 당연히 한국이 선제골을 기록한다면 한결 편하게 경기를 이끌 수 있다. 밀집 수비 여부와 상관없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세트피스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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