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리그 3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이겼다. 16강에 조 2위로 간다.
신중했지만 잘 풀리지 않은 경기였다. 말레이시아전 공격은 일방적으로 했지만 역습에 무너졌다. 한국은 침착했다. 공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았다. 어차피 승패는 90분이 모두 지나야 가려진다. 좌우로 크게 공을 돌려가면서 키르기스스탄의 빈틈을 엿봤다. 키르기스스탄 역시 반드시 승리해야 16강에 갈 수 있다. 한국이 먼저 급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좌우로 크게 공을 돌리며 경기를 운영했다. 체력을 빼기 위한 것. 중거리 슛을 과감하게 시도해 키르기스스탄의 물러난 수비를 끌어내려고 했다. 공격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지 않으면서 90분 동안 승리를 만들기 위한 경기 운영이었다. 어차피 1-0도, 10-0도 같은 승리다.
신중했던 경기 운영은 좋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사실상 수비수 5명이 전부 페널티박스 안에 진을 쳤다. 크로스가 번번이 걸릴 만큼 촘촘했다. 중거리 슛은 힘이 들어간 탓인지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전 황희찬의 투입과 함께 측면이 활기를 띄었다.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로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분명 활기를 띄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골이 절실했다. 한 골만 들어가면 키르기스스탄도 나설 수밖에 없다. 키르기스스탄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 더이상 수비를 내리고 버티기에 나설 수 없었다.
영웅이 나타난 시점은 바로 그때였다. 후반 18분 장윤호의 코너킥을 발등에 그대로 맞춰 골망을 흔든 선수,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도 경기 내내 고전했다. 수비진이 워낙 촘촘했다. 키르기스스탄 선수들 역시 손흥민을 예의주시했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라도 집중 견제는 까다로웠을 터. 손흥민은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해 득점했다.
한국은 이후 한결 경기를 쉽게 풀었다. 일방적인 수비를 한다는 것은 극심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 고갈을 뜻한다. 그래도 균형을 맞추고 있을 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점하면 그 피로감이 몰려 온다. 키르기스스탄은 실점 뒤 현격히 체력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