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20일 입국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형애 기자] "가장 먼저 선수 파악을 해야 한다."

'한국 축구 4년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신임 감독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가 가장 먼저 한 말이다. 긴 대답의 주제를 굳이 꼽자면 한국 축구에 희미했던 색깔을 만들어 결실까지 이루겠다는 것이었으나 유독 귀를 기울기에 하는 답은 처음에 있었다. 질문이 한국 축구 4년 청사진을 묻는, 대단히 원대한 포부를 드러내기에 적당한 질문이었는데도 선수 파악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선수 파악, 색 입히기, 목표 달성. 3단계로 향후 4년을 그린 벤투 감독은 당장 1기 구성을 위해 바삐 움직일 예정이다. 17일 공식 선임이 발표 된 뒤 사흘만인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그는 당장 22일과 다가오는 주말 K리그 현장을 찾을 전망이다. 당초 22일로 예정됐던 공식 기자회견을 미룬 이유도 그 때문으로 파악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2일 기자회견은 연기될 것"이라면서 K리그 '직관'을 예고했다.

이미 벤투 감독은 어느정도 준비는 마쳤다. 입국에 앞서 한국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 본선 3경기를 비디오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입국 현장에서는 최근 아시안컵 성적까지 꿰뚫고 있는 듯 순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 첫 인터뷰, 벤투 감독은 진지하게 포부를 밝혔다. ⓒ한희재 기자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선수 파악에 이토록 주목하는 이유에 벤투 감독의 그동안 지도 이력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2004년 지도자로 변신한 뒤 벤투가 가장 주목을 받았던 때는 유로 2012 대회. 당시 벤투가 이끈 포르투갈은 4강을 일궈냈다. 우승국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포르투갈을 넘어선 스페인이었다.

벤투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지적을 받긴 했으나 동시에 호날두 활용도를 극대화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호날두라는 선수가 팀에 있을 때 의존하지 않을 수는 없다. 현재까지도 포르투갈 대표팀이 호날두 의존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그 반증이기도 하다. 무턱대고 비난할 일도 아니다. 바꿔말하면, 벤투가 호날두라는 선수를 이용해 보유하고 있는 선수단 효율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호날두를 롤모델로 삼는, 발 빠르고 슈팅 좋은 검증된 윙어 손흥민이 건재하다. 과거를 거울 삼는다면 한국형 모델도 얼마든지 꿈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정확한 선수단 파악이다.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이는 원톱과 다른 한 쪽 측면에서 함께 집중 견제를 해소해줄 윙어, 그리고 공격 집중으로 흔들릴 수 있는 수비를 보호해줄 미드필더 낙점이 급선무다.

벤투 1기 멤버는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 더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일부 K리그 선수들이 될 전망이다. "감독 마다 스타일이 있으나 선수 파악이 우선"이라고 한 벤투. 9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까지는 일주일여가 남았다. 축구협회와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방문부터 K리거 검점까지 4년을 향한 첫 걸음은 이제 막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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