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네가(왼쪽)과 메시의 궁합은?
▲ 이 보배들을 하나로 꿰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메시, 이과인, 바네가(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 활용법을 찾은 것일까.

아르헨티나는 었27일 새벽 3시(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2-1로 승리했다. 메시가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공격을 이끈 아르헨티나는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반전 경기력은 좋았지만 후반전엔 부진했다. 후반 41분 마르코스 로호의 극적인 득점이 아니었다면 16강에 못 갈 수도 있었다. 메시를 빼고 공격이 제대로 돌아갈 땐 메시 역시 살아났지만, 팀 전체가 느려지면 메시 의존도가 올라가고 공격이 메시 한 명에 집중되는 문제를 보였다. 미드필더 에베르 바네가 기용으로 메시 부담을 더는 것이 중요한 전술적 포석이 될 수 있다.

◆ 2경기에서 배운 것…메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지난 2경기 '에이스' 리오넬 메시 활용법에 문제가 있었다. 아이슬란드전에서 메시의 어깨는 지나치게 무거웠다. 4-3-3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메시는 공격 전개, 드리블 돌파, 슛까지 모두 맡아야 했다. 메시가 맡는 임무가 지나치게 많았다. 메시만 견제하면 아르헨티나 전체적인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반대로 크로아티아전에선 메시가 무력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전에서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서고 중원 조합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엔소 페레스로 꾸렸다. 두 선수 모두 수비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격적인 패스를 넣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중원 조합의 문제는 곧 메시에게 영향을 미쳤다. 메시가 공을 단 49번 터치했다. 2017-18시즌 경기당 77.4번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메시는 '고립'됐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 역시 크로아티아전에 이후 "메시가 공을 덜 받으면 위협적인 상황을 많이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메시가 더 많이 공을 터치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 혼자 하면 메시도 좌절한다.

◆ 메시 의존도 낮추는 것이 과제

메시 활용법을 찾는 것이 아르헨티나에는 아주 중요한 과제가 됐다. 메시는 자유롭게 움직일 때 위협적이다. 드리블 돌파와 왼발 슛이 장기지만, 동료 여러 명과 '티키티카'식으로 짧은 원터치패스로 밀집 수비를 흔들기도 하고, '오프 더 볼'에서 동료의 패스에 맞춰 침투하는 것도 뛰어나다. 동료들을 보는 시야도 좋아 공간을 활용하는 동료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도 뛰어나다.

다만 아르헨티나에선 하고 있는 임무가 너무 많았다. 드리블, 패스, 슛까지 모두 홀로 해결해야 했다. 메시를 거치지 않고선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 바네가는 나이지리아전서 팀 내 최다인 3개 키패스를 기록했다.

◆ 바네가 투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가 뽑아든 에베르 바네가 카드가 중요했다. 바네가는 드리블 능력도 갖췄지만 공격 전개를 맡아줄 수 있는 선수다. 공격적인 패스를 넣어줄 수 있다. 아이슬란드전에서 교체로 출전했지만 조직적인 수비에 고전했고, 크로아티아전에는 벤치에 앉아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전반전은 '완벽'에 가까운 바네가는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전방과 후방을 오가면서 공격 전개를 주도했다.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으니 나이지리아 수비의 압박 사이에서도 공을 지킬 수 있었다. 전진 패스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바네가는 경기 중 가장 많은 3개 키패스로 메시(2개)보다 많은 수를 기록했다. 패스 정확도도 88%로 팀 평균 84%보다 높았다. 중원에서 공격에 활기를 확실히 불어넣었다.

바네가가 중원에서 '전개'를 맡아주면서 드디어 메시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었다. 소속 팀 FC바르셀로나처럼 유기적인 패스는 기대할 수 없었지만 메시가 움직일 여지가 점점 늘었다. 수비 뒤를 노리거나, 직접 드리블 돌파로 나이지리아 수비를 괴롭혔다. 나이지리아의 수비력이 앞선 두 팀에 떨어진 것도 메시의 움직임을 더욱 살아나게 했다.

선제골 역시 바네가가 만들고 메시가 넣었다. 전반 14분 곤살로 이과인이 뒤로 내려오면서 수비진을 끌고 움직이자, 메시가 수비 뒤로 침투했고 바네가의 절묘한 패스가 연결됐다. 메시는 허벅지로 공을 잡아둔 뒤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앞선 두 경기에서 메시가 수비 뒤를 파고드는 장면은 찾기 어려웠다. '도우미'가 있으니 공격적인 움직임도 가능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