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메시가 선수단을 집합시켰다. 처음보는 장면이다."

전반 종료 이후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대화를 주도하는 리오넬 메시(30)를 본 한 해외 트위터리안의 반응이다. 메시는 선수단을 둥그렇게 모이게 한 뒤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갔다. 그동안 메시가 보여 온 '리더십'에 변화가 생긴 순간. 아예 영국 매체 미러는 '나이지리아전 하프타임에 메시가 한 행동(팀 대화 주도)에 월드컵 팬들이 충격을 받았다'고까지 했다.

아르헨티나는 27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2-1로 꺾었다. 2차전까지 최하위에 처져 있던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극적인 조별 리그 첫 승리을 거두고 16강 막차에 타는 데 성공했다.

메시가 터지자 아르헨티나도 살아난 경기였다. 메시는 선제골이 중요한 한 판서 전반 15분 첫 골을 터트렸다. 대회 개인 첫 골이다. 바네가의 자로 잰 듯한 패스를 받은 메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뒤, 문제(?)의 장면은 포착됐다. 메시는 그라운드로 향하는 터널에서 선수단을 모아 대화를 이끌어갔다. 으레 주장이나 팀 내 고참 선수들이 하는 일상적인 행동이나, 메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실력 면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메시는 '리더'로는 늘 짠 점수를 받아오곤 했다. 팀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행동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조별 리그 부진,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설 등으로 팀이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 메시는 후반 시작 전 선수단을 단합시키고 있었다.

후반 아르헨티나는 지옥과 천당을 오고 갔다. 빅터 모지스에게 페널티 킥 골을 내주며 탈락 문턱까지 갔다가 후반 막판 마르코스 로호 골로 다시 16강행에 가까워졌고, 결국 16강 주인공이 됐다.

메시의 '집합'이 아르헨티나의 16강을 이끌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메시가 구심점이 되 아르헨티나를 한 데 묶고 있다는 건 보다 나은 경기력을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다.

프리미어리그 전설 리오 퍼디난드도 메시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방송 BBC에 "메시가 터널에서 선수단에게 이야기하는 걸 봤다. 위대한 메시가 팀 동료들에게 이야기 할때, 그들은 들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하나로 뭉쳐져야 하다. 단합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면서 '팀 토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메시가 중심이 돼 극적인 16강 행을 일군 아르헨티나는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프랑스를 먼저 만난다. 오는 30일 프랑스와 8강을 다툴 예정이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대진표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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