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프리미어리그 골든글러브' 다 비드 데 헤아(27·스페인) 체면이 말이 아니다. 3경기 5실점을 했고, 선방은 세 번째 경기 만에 딱 하나가 기록됐다.

데 헤아는 2017-18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를 2위로 마쳤으나 스스로 "최고의 시즌"이라고 할 만큼 활약이 두드러졌다.

리그 37경기, 28실점, 최다 클린 시트. 기록 보다 영향력은 사실 더했다. 데 헤아는 실점과 다름 없던 장면에서 연달아 선방 쇼를 펼치며 2017-18 프리미어리그 톱4 가운데 최소 득점(68골)에 그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준우승에 상당한 힘을 보탰다.

스페인 대표팀 발탁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하지만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무대 활약은 프리미어리그와는 꽤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데 헤아는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5골을 내줬다. 선방은 1회에 그쳤다. 멕시코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가 2경기를 뛴 상황에서 선방 14개, 선방률 93.3를 기록하며 선방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선방 부문 순위표에는 데 헤아를 쉽사리 찾아 볼 수 없다. 2위는 카스퍼 슈마이켈(덴마크/선방 10회), 3위는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선방 9회)가 올라 있다. 한국의 수문장 조현우는 선방 6회로 13위다.

데 헤아는 1차전부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페널티 킥을 허용했고, 이어진 실수로 멀티 골을 내줬다. 그리고는 해트트릭까지 기록하게 뒀다. 스페인이 월드컵을 비롯한 메이저 대회서 한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전은 데 헤아도 어쩔 수 없었다. 실점 뒤 이란이 후반 갑자기 공격 태세로 나섰으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데 헤아는 세이브 기회를 다음으로 기약했다.

데 헤아는 모로코 전을 통해 첫 세이브를 올렸다. 전반 25분 칼리드 부타이브 슈팅을 막으면서다.

프리미어리그라면 별 것 아닌 세이브 추가 소식은 월드컵에선 '뉴스'가 됐다. 영국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프리미어리그 전설 게리 리네커는 "데 헤아가 대회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고 신속히 전했고, 트위터리안들도 "205분 만이다"라면서 축하 아닌 축하 행렬에 나섰다.

조별 리그서 주춤했던 데 헤아는 녹아웃 스테이지를 통해 만회에 나선다. 스페인은 26일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모로코와 2-2로 비기며 B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스페인의 16강전은 다음 달 1일 치러질 예정이다. 상대는 개최국 러시아다.

▲ 2018 월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대진표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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