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의 엇갈린 희비

[스포티비뉴스=박주성 기자] 일본을 발전했고, 한국은 후퇴했다. 월드컵에서 확인한 냉정한 현실이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일본과 한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팀 모두 조 편성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F조에 속하며 죽음의 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폴란드, 콜롬비아, 세네갈과 H조에 포함돼 한국과 함께 3전 전패가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두 팀의 모습은 달랐다. 먼저 한국은 1차전 스웨덴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0-1 패배를 기록했고,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나 기량 차이와 수비 실책이 더해 1-2로 패배했다. 2연패 수렁에 빠진 한국은 충격에 빠졌다. 손흥민의 만회골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일본은 달랐다. 4년 전 악몽을 경험했던 콜롬비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끝이 아니었다. 난적 세네갈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는 무승부지만 일본의 승리라고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일본은 경기 내내 짧고 정확한 패스로 세네갈을 흔들었다.

경기가 끝났지만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국은 월드컵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두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장현수는 이미 팬들의 날카로운 화살에 찔렸다. 또 그를 무한 신뢰한 신태용 감독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은 마지막 경기를 남겨뒀지만 사실상 월드컵을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일본은 대표 팀 선전의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세계의 일본 축구 극찬을 빠르게 전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축구의 전설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은 즐거운 축구를 한다며 일본의 아기자기한 축구를 칭찬했다. 마네와 시세 감독 역시 일본은 과소평가할 수 없는 팀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간단하다. 한국은 뚜렷한 플랜A를 가동하지 않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소중한 기회를 날렸다. 반면, 일본은 짧고 정확한 패스라는 축구 신념을 갖고 계속 경기에 임했다. 대회 2개월을 앞두고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둘 만큼 일본 축구 정체성에 집착했다.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가장 많이 훈련했다.

한국은 아시아 맹주라는 자존심을 갖고 있었지만 더이상 그 표현을 쓸 수 없어 보인다. 불과 몇 개월 전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웃었고, 일본은 울었다. 그 두 팀은 세계 무대인 월드컵에서 표정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 또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

▲ 좌절하는 한국
▲ 환호하는 일본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