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로맥 김재환 최정.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글 정철우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홈런왕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정과 로맥이 주춤한 사이 김재환이 드디어 1위로 뛰어올랐다.

누구에게 최종 영광이 돌아갈 것인지, 2018년 프로 야구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래서 물었다. 홈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승엽 KBO 홍보 대사에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3인의 장단점을 물어봤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최근 심리적으로 많이 쫓기고 있을 최정에 대한 조언도 부탁해 봤다.  

정철우(이하 정): 홈런왕 레이스 셋 중에 누가 제일 유리한가.

이승엽(이하 이): 최정 선수가 최근 부진하기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홈런왕이 되려면 타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지금의 타율로는 홈런왕에 도전하기 조금 어렵다고 본다.

김재환 선수가 페이스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잠실 구장이라는 악재가 있기 때문에 변수가 있다. 김재환 선수에게 잠실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확률이 좀 더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로맥 선수는 헝그리 정신이 대단하다고 하더라. 여기서 실패하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정신력이 강하다고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맥 선수가 가능성이 높아 보이긴 하지만 시즌이 끝나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예상은 많이 힘들다.

▲ 최정이 삼진을 당한 뒤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서고 있다. ⓒ곽혜미 기자

정 : 최정 선수가 심리적으로 지금 많이 쫓기고 있다고 한다.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타율이 너무 낮고 득점권에서도 약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이 : 그럴 필요가 있을까.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2년 연속 홈런왕을 했고 지금까지 보여 준 것이 많다. 이미 SK에선 없어선 안될 선수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같이 부담감을 가진다면 더 깊은 늪으로 빠질 수 있다.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해 봤다. 난 상관없어라는 마음으로 부딪힌다면 의외로 슬럼프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 : 이승엽 대사도 1998년 홈런왕 경쟁에서 우즈에게 추격을 당하며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결국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 : 그때 1위를 하다가 2위로 떨어진 것은 첫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큰 콤플렉스다. 최정 선수는 워낙 오래 되지 않았나. 난 1998년에 4년차였다. 하지만 최정 선수는 이미 10년 이상을 뛰었고 FA도 한 번 하지 않았나. 경험 면에서는 그때 저랑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건 이겨 내야 한다가 아니다 이겨 낼거라 믿고 훌훌 털어 버려야 한다. 그것이 프로다. 잘 이겨 낼 거라 믿고 잘 이겨 낼거라 생각한다.

*이승엽이 본 홈런왕 경쟁 3인의 장단점은?

최정 : 최정 선수는 우선 2년 연속 홈런왕을 했기 때문에 그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다. 그 선수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홈런을 많이 친다는 것이 중요하다. 홈런은 분위기를 탄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치다 보면 더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반대로 타율이 현재 너무 낮기 때문에 그 문제는 극복해야 한다.

로맥 : 일단 파워가 엄청난 선수다. 여기에 며칠 전에 야구를 봤는데 엉덩이가 빠진 상태에서 밀어서 홈런을 치는 것을 봤다. 그런 테크닉까지 갖고 있다면 엄청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한번씩 흘러나가거나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을 하는 나쁜 버릇도 갖고 있다. 장점이 있는 곳에 단점도 있는 것이다. 떨어지는 공을 허리가 빠진 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장점이 비슷하게 오다 더 떨어지는 공에는 헛스윙이 늘어나는 단점이 된다.

김재환 : 잠실 야구장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변수는 잠실 야구장이다. 장점은 상체와 하체의 흔들림이 없다. 파워는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장점인 낮은 볼이 걸린다면 언제든지 어떤 야구장도 넘길 수 있다. 잠실 야구장에서 좌, 우중간을 넘길 능력을 보여 주기만 한다면 올해 홈런왕은 김재환 선수의 차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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