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의 소소한 세리머니. 한국 진영으로 돌아가고 있다.
▲ 브라질 월드컵 때도 손흥민은 공을 들고 한국 진영으로 뛰어야 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손흥민이 두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하고도 손흥민은 제대로 된 골 뒤풀이도 하지 못했다. 팀이 뒤졌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멕시코의 골문을 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예술적인 골이었다. 아무 것도 아닌 장면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힘만으론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23일 밤 12시(한국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고 있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손흥민이 멋진 득점을 터뜨린 시점은 이미 경기 종료가 가까운 후반 추가 시간이었다. 멕시코가 방심한 상황이 아니었다. 멕시코도 16강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려고 했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앞에서 수비를 흔들고 왼발로 멕시코의 옆그물을 때리는 멋진 슛을 넣었다.

A매치 22번째 골이자, 월드컵에서 통산 2번째로 터뜨린 골. 더구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쁜 골이었겠으나 손흥민은 제대로 골 뒤풀이도 하지 못했다. 1-2로 뒤진 상황 빨리 경기를 재개하고 승점을 1점이라도 따내야 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를 하다가 끝내 눈물을 쏟았다. 모든 힘을 쏟고도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국민분들께 조금이나마 더 좋은 경기, 한국 축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한 뒤 "너무나 죄송스럽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년 전에도 그랬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2차전 알제리와 경기에서 후반 4분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방에서 단번에 넘어온 패스가 등에 맞고 떨어지자 손흥민은 오른발로 잡아놓는 척하면서 알제리 수비수들을 완전히 속여두고 왼발로 공을 잡아 돌파했다. 그 직후 왼발로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노려 득점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득점으로 1-3. 아직 기뻐하기보단 빨리 따라가는 게 더 중요했다. 한국은 3실점하면서 최악의 45분을 보낸 뒤, 분투한 45분 동안 2골을 만회하고 2-4로 패했다.

모두 기쁜 것이 골이겠지만 그 무게는 조금씩 다를 터. 손흥민은 환상적인 플레이로 골을 터뜨렸지만 아직 마음껏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득점으로 얻어낼 궁극적 목표 '승리'에 다가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독일전에서 16강 진출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손흥민이 독일전에선 기쁨의 골 뒤풀이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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