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민은 한화의 임시 주장이다. 지금까지는 선배들이 있어 앞에 나설 일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리더가 돼야 한다. ⓒ 곽혜미 기자
▲ 한화 송광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형들이 보고 싶다." 지난 21일 청주 LG전에서 9회말 9-6으로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뒤 송광민이 한 말이다. 

김태균, 정근우, 배영수, 권혁…. 지금까지 팀의 중심이었던 베테랑이 빠진 채 고공비행 중인 독수리 군단이지만 그들의 힘이 필요할 때가 온다는 게 송광민의 생각이다. 

송광민은 '갑자기 리더가 됐다. 그전에 마음의 준비는 했나'라는 말에 "사실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이다. 준비할 상황은 아니었다"며 조심스럽게 속내를 보였다. 

그는 "구단도 그렇고 언론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기는 하지만 등산에 비유하면 우리는 지금 정상으로 향하는 중이다. 여기서 더 높이 가려면 베테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광민이 생각하는 '베테랑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전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팀에는 형들이 필요하다. 선배들이 뭉치는 걸 보여줘야 후배들이 보고 배운다. 우리가 앞으로 뛰면 얼마나 더 하겠나. 자리에서 밀리면 은퇴할 거다. 후배들 기죽여가면서 자리 뺏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선배들이 없어도 후배들이 동료애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선배들이 했던 '쓴소리'도 이제 송광민의 몫이 된다. 

그는 "이제는 악역도 자처하려고 한다. 그런 게 필요할 때가 있다. 밖에서는 선배가 한마디 하면 기 죽는다고도 하는데, 기죽을 애들이 아니다. 이유 없이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잘 굴러가는 팀이 있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기강은 필요하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 한화 송광민 ⓒ 곽혜미 기자
지금의 상황이 결코 익숙하지 않은 송광민이지만 동료들이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용규, 정우람, 송은범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하지 않아도 됐던 '멘토'가 됐다. 

송광민은 "투수 쪽에서는 정우람과 송은범, 야수 중에서는 이용규. 선배들이 도와주고 있다. 다들 아프고 힘든 상황이지만 힘내주고 있다. 많이 고맙다. 내가 먼저 얘기하지 않아도 먼저 나서준다.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숨은 이유 중에 하나는 각 파트에서 선배들이 솔선수범하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배영수와 김태균은 송광민이 그리는 '이상적인 선배'다. 송광민은 "(배)영수 형이 그런 일을 잘 해줬다. 따끔하게 말할 때는 했다. 자기 경험들을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돕는 게 선배들의 일 아니겠나. (김)태균이 형도 그렇고 형들이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했다. 이제 그런 것들을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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