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은 멕시코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겪고 미디어와 접촉을 피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에 빠진 독일이 언론과 접촉을 중단했다. 계획돼 있던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비공개 훈련으로 분위기를 다잡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지난 18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덜미를 잡혔다. 스피드를 앞세운 멕시코의 공격에 우왕좌왕하다가 한 골을 먹고 따라가지 못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었다. 박지성 SBS 해설 위원은 전반이 끝나고 "독일에 우승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한국도 비벼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곧장 독일 언론이 들고일어났다. 기자들은 "깨어나라", "낭패", "벼랑 끝", "악몽" 등 원색적인 단어로 1면 헤드라인을 채웠다. 헝그리 정신이 보이지 않은 대표팀을 강하게 꾸짖었다.

독일은 원래 멕시코를 잡고 19일 기분 좋게 기자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전 주장 필립 람과 함께 2024 유러피안 챔피언십, 일명 '유로'를 유치하기 위한 홍보 활동에 뛰어들려고 했다.

▲ 요아힘 뢰브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충격적인 패배 후, 냉대적인 언론의 집중포화가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대표팀은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하고 훈련장의 문을 걸어 잠갔다.

대표팀과 기자회견에 참가하는 대신 독일의 한 학교를 방문한 필립 람은 "그들과 만날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은 팀원들끼리 따로 소통해야 한다. 그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자회견 취소 이유를 밝혔다.

람은 "우리는 경험 많은 팀이다. 이번 패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안다"고 다독이면서 "경기 직후 선수들이 반성하며 다음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아직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월드컵 상대들은 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우리를 더욱 뭉치게 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독일은 오는 24일 스웨덴을 만난다. 한국을 1-0으로 이기고 승점 3점을 챙긴 스웨덴에도 지면, '영원한 우승 후보'가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비극을 맛보게 된다.

위기의 독일. 기자회견 취소라는 선택으로 팀을 바로잡으려는 요아힘 뢰브 감독이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남은 시간은 닷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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