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을 찾은 한 이란 여성이 열광적으로 자국 대표 팀을 응원하고 있다. 이란이 아닌 러시아이기에 볼 수 있는 모습니다.
▲ 이란-모로코 경기가 펼쳐진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 스타디움. 관중석에 이란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을 허락해 달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란의 1-0 극적인 승리로 끝난 16일(한국 시간) B조 조별 리그 첫 번째 경기. 어느 한 관중석에 보인 “이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락해 달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블리처리포트’는 16일 “이란-모로코전은 축구 이상의 전쟁이었다. 그것은 자유를 위한 싸움이었다”며 “이란 여성들이 월드컵을 직접 경험했고 승리의 기쁨까지 누렸다. 그들은 이란 내에서도 이러한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란은 경기장에 여성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란 여성은 TV나 라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축구 경기를 보고 듣기만 할 뿐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람할 순 없다. 만약 경기장 내 여성이 포착될 경우 곧바로 경찰들이 와 체포한다. 때문에 러시아 월드컵에서 축구 경기를 직접 지켜 본 이란 여성들은 하루빨리 자국에서도 경기장 관람이 허용되길 바라고 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70세 이란 여성 로샤나크 빔은 “경기장에 입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큰 경기장에서 대표 팀이 어떻게 경기하는지 늘 궁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란 여성은 “축구장에 온 게 처음이다. 정말 흥분된다”며 “우린 자유를 원한다. 자유롭게 옷을 입으며 경기장에서 마음껏 응원하고 싶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블리처리포트’에 따르면 이란 내 많은 여성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자국의 경기장 여성 출입 금지도 풀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성적과 별개로 이란이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을 실제로 허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점점 더 많은 이란 사람들이 경기장에 여성 출입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찬성표를 던진다. 하지만 정부 사람들까지 설득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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