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선수들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프로 첫 데뷔골은 그 순간 중 하나다.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이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으로 휴식기를 맞았다. 20일 열린 14라운드를 마지막으로 약 한 달 반의 휴식을 갖는다.

14라운드에서 데뷔골을 넣은 선수가 있다. 인천의 임은수다. 인천인 리그 2라운드 전북전(3-2) 승리 이후 11경기째 승리가 없었다. 대구와 함께 순위표 가장 밑으로 떨어졌다.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했다. 상대는 울산,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0-1로 지고 있었다. 3연패가 눈앞까지 왔을 때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 시간에 임은수의 극적인 골이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흐르자 그대로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은 이명재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들어갔다. 프로 데뷔골이다.

이른 시점에 데뷔골이 터졌다. 수비 비중이 높은 중앙 미드필드에서 뛰고 있음에도 빠른 데뷔골이다. 임은수는 "골을 넣는 포지션이 아니라 도와주는 포지션인데 데뷔 시즌에 골을 넣어 기쁘다. 무엇보다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 운 좋게 나에게 공이 와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임은수는 아직 많은 기회를 받은 선수가 아니다. 리그 8라운드 수원전(2-3 패)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무난한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대학 무대에서 프로 무대에 입선한 첫 시즌이다. 임은수는 "아직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하지만 훈련을 할 때도, 밖에서 경기를 지켜볼 때도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경기를 뛸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더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데뷔골을 넣은 선수들은 '그 순간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 차려보니 골이 들어가 있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임은수 역시 그랬다. "슈팅이 막혔다고 생각했다. 들어갔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골망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인천은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을 얻었고 골이 나왔다. 마지막 공격이었다. 팬들의 응원은 최고조로 달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는 무고사는 평소에도 팬들의 호응을 자주 유도한다. 인천 서포터를 향해 더 소리쳐달라는 제스처를 자주 취한다. 골이 나온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무고사는 팬들을 향해 더 소리쳐달라는 응원을 유도했고, 인천 서포터들은 '인천! 골!'을 경기장이 떠나라가 외쳤다. 그리고 임은수의 극적인 골이 나왔다. 임은수는 "집중력이 최고조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솔직히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정말 컸는데 열정적인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특히 임은수에게 이날 경기가 더욱 의미 깊었던 이유는 입단 동기 최범경과 함께 뛰었기 때문이다. 최범경은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임은수와 포지션이 같기 때문에 두 선수는 중원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경기 후 인천 박성철 감독 대행은 "새 감독님으로 누가 오시더라도 임은수와 최범경을 계속 기용하실 것 같다. 선수들이 실력으로 보여주지 않았는가'는 말했다.

임은수에게 박성철 감독 대행의 말은 전했다. 임은수는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뛰고 있지만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경쟁을 해야 한다. 새 감독님이 어떤 분이실지 모르지만 성실하게 계속해서 준비한다면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 더 노력하고 더 발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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