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매우 명장스럽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졸장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감독 생활 후 줄곧 증명하고 말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28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UEFA) 디비전1(2부 리그) 알 푸자이라 감독에서 사퇴했다.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지휘봉을 놓게 됐다.

선수 시절로 한정하면 마라도나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선수였다.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며 경기 외적인 면에서는 잦은 일탈이 있었지만 축구에서 만큼은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감독 시절로 한정하면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말로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마라도나의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은 2008년 아르헨티나 국가 대표팀이다. 이전에 라싱, 덱스틸 만디유에서 짧은 감독 생활을 했지만 두 팀 합쳐 네 달 정도로 감독을 했다고 보기가 어렵다.

마라도나는 첫 지도자 생활을 자국 대표팀 감독이라는 부담이 큰 자리에서 시작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지역 예선에서 볼리비아에 1-6으로 대패하는 아르헨티나로서는 수치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당시 경기는 볼리비아 원정이었다. 하지만 마라도나 감독은 선수들을 데리고 두 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현지 적응도 하지 않았으니 대패는 당연했다. 아무리 같은 지역에서 하는 경기지만 경기 두 시간 전에 도착할 생각을 했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자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찌저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긴 했지만 본선에서는 8강에 그쳤다. 조별 리그에서는 한국, 나이지리아, 그리스도 비교적 쉬운 조편성을 받았고, 16강에서는 멕시코를 3-1로 이겼다. 하지만 8강에서 독일이라는 강팀을 만나자 0-4로 완패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스쿼드는 막강했다.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앙헬 디 마리아, 곤살로 이과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차고 넘쳤다. 그런 팀을 맡아 고작 8강에 그치자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결국 월드컵 직후 마라도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이 경질됐다.

이후 마라도나의 감독 생활은 누구나 알다시피 가는 곳마다 최악으로 끝났다. 1년의 공백을 깨고 알 와슬(UAE)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계약 기간이 1년 넘게 남은 상태에서 경질됐다. 그리고 재기를 다짐한 알 푸자이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로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 그 자체였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아니었다.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카를로 안첼로티(무직), 안토니오 콘테(첼시), 주제프 과르디올라(맨시티) 등 스타플레이어도 훌륭한 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근 추세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예전의 전통을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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