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마냥 소년 같은 외모 속에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꿈꾸는 선수가 있다.

한화 신인 투수 김진욱(18)을 인터뷰하기 위해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더그아웃에서 그를 만났다. 김진욱은 질문을 하는 취재진들과 눈마주치며 대답하는 것도 수줍어 몇 번씩 고개를 숙이고 혼자 웃는, 말 그대로 순정 만화 속 소년 같은 선수였다. 스스로도 "인터뷰보다 공 던지는 게 더 편하다"고 답할 정도.

하지만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훈련을 하고 피칭을 할 때는 눈빛부터 다르다. 주변에서도 그에게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김진욱은 지난 20일 넥센전에서 데뷔해 1-6으로 뒤진 9회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이 전광판에는 151km, 공식 기록은 148km로 집계됐다. 10라운드 지명 신인의 반란을 꿈꿀 만한 속도.

구단에서도 그의 성장세에 놀라고 있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빠른 공을 과감하게 던지는 그의 가능성을 높게 본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에게 선발 자리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김진욱은 2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는 "선발은 많은 투구수를 소화해야 하니 최근 훈련 방식을 선발 쪽으로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 가능성을 안겨준 구속은 유신고 때에 비해 8km 정도 올랐다. 김진욱은 "고등학교 때는 구속이 평균 130km 후반대였다. 최고는 143km였다. 구속이 낮아 올리려고 의식하다 보니 어깨도 아프고 잔부상이 많았다. 프로에 와서는 코치님이 가르쳐주시는 대로 하나씩 하다 보니 구속이 올랐다. 그래서 던지는 게 재미있다. 등판할 때마다 새로 느끼고 배우는 게 있다"며 웃었다.

롯데전에 등판하게 되면 많은 타자들을 만나겠지만 그중 한 명이 최근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거니와 투수들이 누구나 한 번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꼽는 이대호다. 김진욱은 "이대호 선배를 만나면 초구 직구로 승부하겠다. 제가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한 감독은 24일 호텔 로비에서 마주친 김진욱에게 "내가 너에게 원하는 게 뭔지 아냐"고 질문을 던졌고 그는 "씩씩하게 던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바로 한 감독이 원하던 대답. 김진욱은 마지막으로 취재진에게도 "후회 없이 패기 있게 도망가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겠다. 언젠가는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며 밝은 꿈을 꾸는 소년의 표정을 짓곤 트레이닝을 위해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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