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탈삼진왕 차우찬은 올 시즌엔 삼진을 적립하는 속도가 느리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건일 기자] 차우찬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닥터K’. 야구에선 삼진을 잘 잡는 투수를 지칭하는 단어다.

2006년 데뷔한 차우찬은 지옥에서도 데려와야 한다는 ‘왼손 파이어볼러’였다. 제구가 잡히지 않았던 데뷔 초기에 삼성이 비난을 감수하고도 차우찬을 키웠던 이유다. 영점을 잡으니 잠재력이 터졌다. 2015년 차우찬은 시속 150km 패스트볼과 낙차 크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활용해 탈삼진 194개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프로 야구 최고 왼손 투수로 자리를 잡은 그는 지난해 FA 잭팟을 터뜨리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올 시즌 차우찬은 닥터K로 부르기 어렵다. 정규 시즌 4경기에서 차우찬이 21이닝 동안 잡은 삼진은 고작 11개. 9이닝 당 탈삼진 비율(K/9)이 4.71개로 지난해(8.04개)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데뷔하고 가장 적다. 그래서인지 평균자책점이 차우찬답지 않게 무려 8.14에 달했다.

차우찬의 패스트볼은 평균 구속이 140.5km로 지난해(142.3km)보다 느려졌다. 지난달 7일 롯데와 경기에선 138.6km, 지난 19일 KIA전에선 140km에 머물렀다. 그나마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버텨 내기 급급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본인은 괜찮다고 한다. 괜찮나?하면 ‘괜찮습니다’ 문제없나? 하면 ‘괜찮습니다’고 씩씩하게 대답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머리를 긁적였지만 “믿어 봐야지”라고 말했다.

이날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넥센과 경기에 선발 등판한 차우찬은 6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넥센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안타는 4개, 볼넷은 2개를 줬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팀이 2-1로 이겨 시즌 3승을 챙겼다.

차우찬이 던진 공은 92개. 이 가운데 패스트볼은 단 37개에 그쳤다. 올 시즌 패스트볼 구사율인 47.8%보다 낮았다. 이날 역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143km까지 밖에 나오지 않아 주 무기가 될 수 없었다. 차우찬은 슬라이더 34개와 포크볼 12개로 경기를 풀었다. 100km 초반대 슬로 커브도 9개를 던졌다. 넥센 타선을 영리하게 맞혀 잡아 마운드에서 버텨 냈다.

그래도 지난 경기와 달랐던 점은 삼진 4개 가운데 3개가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2회 장영석에겐 패스트볼 3개를 연거푸 넣어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차우찬은 “그동안 직구 구위가 안 나와서 그 부분을 조금 준비했다.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앞선 경기보다는 좋아진 것 같다. 그동안 내 몫을 못했는데 오랜 만에 내 몫을 한 것 같다. 팀이 연승을 이어 나가고 좋은 분위기를 내일 경기로 이어 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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