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적인 승리를 한 수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K리그는 재미없어, 해외 축구가 재미있지." 이렇게 말하는 축구 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가 충분히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수원과 인천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수원의 3-2 승리, 축구가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스코어가 나왔다. 결과 뿐만이 아니었다. 내용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인천이 먼저 골을 넣으면 수원이 따라갔고, 후반 추가 시간에 박형진이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두 팀 모두 물러서지 않으며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인천이 전반 16분 아길라르의 프리킥 골로 기섭을 잡았고 전반 38분 전세진의 헤더골로 수원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11분 문선민이 골을 넣어 인천이 다시 리드를 잡았고 수원이 후반 22분 임상협, 후반 추가 시간에 박형진의 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단순히 골만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니다. 8라운드 최고의 골에 선정될 만큼 멋진 골들이 터졌다. 아길라르는 상대 수비벽 밑으로 가는 영리한 프리킥 골을, 전세진은 프로 무대 데뷔골을, 문선민은 아길라르의 송곳 같은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

임상협은 넘어지며 중심을 잃으면서도 골을 넣었고, 박형진은 빨랫줄 같은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박형진 역시 전세진과 같이 데뷔골을 터뜨렸다.

내용도 흥미로웠다. 보통 골을 넣어 리드를 잡으면 수비 라인을 내리고 소위 말해 '잠그는' 경기를 하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골을 넣은 팀이 더욱 기세를 올렸다.

▲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준 아길라르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해와 달리 공격적으로 나서는 올해의 공격 전술을 유지했다. 무고사와 아길라르는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팬들을 열광케했다. 아길라르의 선제골이 나온 후 인천은 압박을 풀지 않았다. 리드를 잡으면 잠그기에 나선 지난해와 달리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궂은 날씨에 강한 압박을 구사하다보니 후반이 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고 이것이 2실점으로 이어지며 패배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지더라도 일단 밀어붙이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기형 인천 감독은 공격 전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더 생각해 봐야 겠지만 당장 전술을 바꾸기 보단 일단 팀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며 공격적인 전술은 유지하겠다고 했다.

수원 역시 골을 넣은 후 기세를 올렸다. 선제골을 주고 전세진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고전했으나 동점이 되자 분위기를 잡아 공격을 퍼부었다. 전세진의 골로 동점이 되면서 맞은 후반에서 초반부터 인천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정작 골은 인천에서 터졌지만 득점을 하고도 물러서지 않고 더욱 공세를 핀 것은 수원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임상협의 동점골이 터지고, 전세진의 골이 터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공격을 퍼부으며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오히려 골을 넣은 팀이 기세를 올렸지만 반대로 골은 상대팀에서 나왔고, 그 팀이 다시 기세를 올리면서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졌다.

양 팀 감독들도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기형 감독과 서정원 감독은 골이 터질 때마다 화끈할 골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띄었다. 비를 그대로 다 맞으면서도 뛰어 나와 세리머니를 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가 많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시키는 것을 보며 쾌감이 평소보다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은 경기 전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선수들은 한치의 물러섬 없는 명경기를 펼쳤다. 동점에 동점이 반복되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만들어졌다. 비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경기장을 지킨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물했다. 쏟아지는 빗줄기도 선수들과 팬들의 열정을 식게 하지 못했다. K리그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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