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잠실, 김민경 기자]장원준이 돌아왔다. 구속과 함께 그동안 알던 그 경기력 그대로 돌아왔다.

장원준은 20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KIA 타선을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만큼 장원준은 올 시즌 좋은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장원준은 자신의 첫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됐지만 7이닝 동안 4점이나 내준 바 있다.

이후에도 각각 3.2이닝 8실점(6자책점)과 4.1이닝 5실점, 3.2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그의 부진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그만큼 의외였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장꾸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늘 자신의 공을 꾸준하게 던져 온 투수다.

하지만 올 시즌의 투구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문제는 구위가 떨어졌다는 점. 지난해까지는 잘 버텼지만 구위가 살아나지 않으며 올 시즌 투구에 문제가 생겼다.

가장 큰 문제는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016년 시즌 시곡 144.11km였던 것이 141.83km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회전수도 2,077rpm에서 2,025rpm으로 줄어들었다.

장원준의 장기인 체인지업도 평균 구속 132.45km에서 129.62km로 스피드가 줄었다. 상하 무브먼트가 18.55cm에서 16.79cm로 줄어든 것도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장원준은 14승(9패)을 거두며 또 한번의 만족스러운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구위가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노련미로 이를 커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장원준은 파이어 볼러는 아니지만 패스트볼의 구위와 스피드가 중요한 투수다. 팔 회전이 일정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패스트볼이 살아나지 않으면 커브도, 그의 장기인 체인지업도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장원준이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날의 장원준은 달랐다. 구속이 살아나면서 장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도 덩달아 살아나는 투구 내용을 보여 줬다.

이날 장원준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km였다. 평균 구속은 140km를 여유 있게 넘겼다. 지난해 수준은 회복한 구속이 찍혔다. 체인지업도 덩달아 구속 상승 효과를 봤다. 132km~138km대가 형성되며 패스트볼과 좋은 짝을 이뤘다. 이 경기 전까지 장원준의 체인지업은 평균 128km에 불과했다.

구속이 살아나니 특유의 안정감 있는 피칭도 빛을 발했다. 첫 고비는 2회였다. 1사 1루에서 최원준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2루 송구가 빗나가며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장원준은 백용환을 상대로 초구를 장기인 체인지업으로 던져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고 이 타구가 6-4-3 병살타로 이어지며 단숨에 이닝이 끝났다. 장원준의 안정감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6회엔 1사 후 김주찬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김선빈에게 2루타를 내줘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다. 타순은 3번 버나디나로 이어졌다. 위기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장원준은 버나디나를 시속 141km짜리 패스트볼로 1루 땅볼로 막았고 4번 최형우는 유격수 땅볼로 막으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