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정형근, 영상 배정호 기자] ‘동계 스포츠 약소국’ 스페인에 영웅이 탄생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7)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스페인 피겨 역사상 첫 메달이다. 

스포티비뉴스는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강원도 강릉 강원미디어센터(GMC)에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페르난데스는 차준환, 하뉴 유즈루(일본)와 함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페르난데스는 107.58점을 기록하며 하뉴(111.6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페르난데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97.66점(기술 점수 101.52점, 구성 점수 96.14점)을 받았고 총점 305.24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페르난데스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메달 획득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메달 색깔은 큰 의미가 없다. 아주 만족스럽다. 협회와 가족, 친구들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올림픽 프로그램도 만족스럽게 나왔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2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이후 26년 만에 나온 메달이다. 페르난데스와 스노보드 크로스 레지노 에르난데스의 동메달로 스페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페르난데스는 “동계 올림픽 역사상 스페인의 빙상 종목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어서 기쁘다. 스노보드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와 기쁘다. 동계 올림픽에서 스페인이 마지막으로 메달을 딴 게 1992년이다. 스페인으로 돌아가 인기를 실감하고 싶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는 한국과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2013년 한국에서 김연아와 함께 아이스쇼를 펼쳤다. 

“당시 김연아는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그는 한국의 우상이다. 한국 팬들이 김연아를 향해 열광하는 장면이 보기 좋았다. 김연아 덕분에 한국 팬들이 피겨스케이팅에 열광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김연아가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한국 팬들이 피겨에 관심이 많아서 부럽다. 한국 팬들의 이러한 열정이 스페인과 다른 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김연아를 보고 올림픽 무대를 꿈꾼 ‘연아 키즈’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빛났다. 여자 싱글 7위에 오른 최다빈(18)은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10위권에 진입한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연소이자 최단신(149㎝)인 김하늘(16)은 13위를 기록했다. 15위를 차지한 차준환(16)은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 올림픽에서 정성일이 기록한 17위를 뛰어넘으며 한국 남자 피겨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차준환과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한 페르난데스는 “차준환은 능력이 뛰어난 훌륭한 선수이다. 브라이언 코치가 있는 토론토는 차준환에게 최적의 훈련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차준환은 최근 1~2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잠재력이 충분하고 나이가 어려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스포츠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성장한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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