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김보름이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맹봉주 기자] 논란의 주인공, 김보름(25)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름은 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2위로 들어왔다. 40점을 얻어 60점을 올린 다카기 나나(일본)에 이어 은메달이다

경기 후 김보름은 방송 인터뷰에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안 떠오른다. 다른 말은 못하겠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중들이 열심히 응원해줘서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 부상과 성적 부진으로 안 좋았는데 마지막에 잘 끝나서 다행이다. 너무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들이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 순위를 겨룬다.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과 비슷하다. 때문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도 전향한 김보름에게 안성맞춤인 종목이었다. 김보름은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세계랭킹 1위로 이승훈과 함께 매스스타트 남·녀 동반 금메달이 점쳐지기도 했다.

▲ 김보름은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을까? ⓒ 연합뉴스
하지만 19일 열린 팀추월 이후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김보름은 이날 박지우, 노선영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김보름은 노선영을 뒤로한 채 박지우와 함께 달렸다. 팀 플레이가 우선인 팀추월 종목에서 나온 개인 플레이 때문에 왕따 논란이 일었다.

더 큰 문제는 방송 인터뷰였다. 경기 후 김보름은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와 격차가 벌어졌다. 그래서 기록이 아쉽게 나왔다"고 말했다. 마치 팀 동료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 한 뉘앙스였다.

김보름을 향해 비난 여론이 일은 건 당연했다. 20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소용 없었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60만 명에 육박했다. 강릉 현장에 있는 체육계 관계자는 매스스타트를 앞둔 김보름에 대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경기 포기까지 생각했다. 오늘(24일) 제대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경기 안팎으로 부담감이 심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김보름은 이날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조심스러워했다. 과연 김보름의 은메달이 그녀를 향한 차가운 여론을 바꿀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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