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베테랑 홀대'였다. 나이 많은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뚝 떨어지며 30대 중· 후반대 선수들 몸값이 크게 떨어졌다.
경쟁이 심했던 특급 외야수들은 하나둘씩 거액을 챙겨 시장을 떠났지만 베테랑들은 석 달 가까운 시간을 끈 뒤에야 어쩔 수 없이 결론을 내려야 했다. 최준석 이우민처럼 갈 곳을 찾지 못한 선수들도 남아 있다.
이뿐 아니었다. 단순 재계약을 해야 하는 베테랑들도 큰 삭감 폭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심심찮게 호사가들 입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가 있다. 한화 이용규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고심 끝에 FA 신청을 1년 미루기로 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것이 이유였다.
이용규는 2017년 시즌 고작 57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고 타율도 2할6푼3리에 머물렀다. 그가 자랑할 수 있는 출루율도 3할3푼2리를 기록했을 뿐이다. 두 차례 큰 부상(팔꿈치 통증, 손목 골절)을 하며 페이스가 무너졌고 시즌 내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이용규의 FA 신청 포기가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했다. 내년 시즌 FA 시장엔 이렇다 할 외야수가 없는데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라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 놓은 것도 플러스 요인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연봉이 9억 원에서 4억 원으로 대폭 떨어진 것도 내년 시즌 그의 거취 결정에 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보상금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2018년 시즌만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이지도 않는 그의 마음이 매우 편안할 것이라는 예상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용규의 본심은 달랐다.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지금의 시장 상황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용규는 "(스토브리그의 베테랑 홀대가)다른 것을 다 떠나 한 사람의 야구 선수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야구 선수로서 쌓아 온 것들이 모두 무너져 내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존중 받아야 할 내용들이 모두 무시되는 현장을 목격한 것 같아 슬펐다. 말로 다 풀어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베테랑 한파가 내게 준 영향 같은 건 없다. 더 잘해야겠다거나 잘 풀릴 것이라거나 하는 예상도 하지 않았다. 속만 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자신도 이제 1년 뒤면 다시 한번 냉정한 시험대에 서야 한다.
이용규는 "이제 더 이상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플레이를 보여 드려야 한다. 결국 내가 잘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은퇴까지 몸 관리를 잘해서 그라운드에서 항상 열심히 뛰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힘이 남아 있을 때 멋진 뒷모습과 함께 퇴장하는 것이 목표"라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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