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더슨 실바를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전 UFC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42, 브라질)는 UFC 최다 연승 기록 보유자다. 2006년 6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16경기를 내리 이겼다. 2위는 13연승의 조르주 생피에르, 존 존스, 드미트리우스 존슨.

지난해 10월 타이틀 11차 방어에 성공한 현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UFC 타이틀 최다 연속 방어 기록(10차)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한때 '타격의 신'이라고 불렸던 실바는 날개가 꺾여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를 '위대한 파이터' 반열에 올리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두 번의 약물검사 실패로 파이터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실바는 2015년 1월 스테로이드 계열인 드로스타놀론(Drostanolone)과 안드로스테론(Androsterone)이 검출됐고, 지난해 10월 27일 불시 약물검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오염된 보충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미지수, 문제는 그가 쌓은 업적 자체는 이미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점이다.

1975년생으로 만 42세인 실바가 선수 생활을 정리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FC 최고령 파이터는 1974년생 마크 헌트, 그다음이 실바다. 1976년생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1977년생 요엘 로메로가 그 뒤를 따른다.

그런데 실바는 그럴 마음이 없다. 옥타곤이 힘들다면, 링에서 싸우고 싶다고 한다.

UFC의 허락 없이 링에 오를 수 없는데도 전 WBA WBC IBF IBO WBF IBA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로이 존스 주니어(48, 미국)와 복싱 대결을 바라고 있다. 지난달 "오랫동안 존스와 대결을 원했다. 그와 링에 들어갈 수 있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이 경기를 성사해 보자"고 말했다.

8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겨 선수 생활 속행 의지를 나타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싸움은 계속된다. 신께서 내가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그만두겠다"는 알쏭달쏭한 말만 남겼다.

관건은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추가 조사 결과다. 첫 번째에선 친구가 준 성 기능 강화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인정돼 비교적 가벼운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두 번째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가중 처벌로 4년 동안 선수 허가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사실상 은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실바는 운이 따르지 않은 '위대한 파이터'인가, 아니면 악마에게 힘을 빌려 정상에 섰던 '사기꾼'인가?

실바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를 보는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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