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UFC 여성 페더급 챔피언 크리스 사이보그(31, 브라질)에게 "남자 같다"고 막말을 한 사진사가 UFC에서 활동할 수 없다.

UFC는 사이보그를 "남자 같다"고 비하한 홀리 홈(36, 미국)의 체육관 잭슨 윈크 아카데미 사진사이자 SNS 담당자 마크 아라곤의 UFC 크리덴셜(취재 자격)을 박탈했다고 3일(이하 한국 시간) 밝혔다.

UFC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발언을 용인하지 않는다. '아라곤에게 향후 대회엔 크리덴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잭슨 윈크 아카데미에 통보했다"고 알렸다.

아라곤은 지난달 31일 UFC 219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사이보그가 말하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이놈(This dude)은 완전 지옥 같다. 그(he)는 홈이 자신(his)에게 처음으로 코피를 낸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썻다. 사이보그를 두고 남자에게 쓰는 주격 대명사 'he', 소유격 대명사 'his'를 쓰면서 '남자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비난이 일자 몇 시간 뒤 삭제했다.

▲ 사이보그는 직접 아라곤의 SNS 게시물을 리트윗해 사과를 요구했다. ⓒ크리스 사이보그 트위터 캡처

그러자 사이보그는 자신의 SNS에 이 게시물을 리트윗하면서 "날 트랜스젠더로 불렀다. 홈과 잭슨 윈크 아카데미 공식 계정의 짓이라고 용납이 안 된다"며 "(아라곤이) 사과를 하거나 취재 권한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커지자 아라곤은 2일 인스타그램에 공식적인 사과 게시물을 남기면서 "사이보그가 홈을 'Bitxx'라고 욕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아라곤은 "화가 나서 그랬다. 감정이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잭슨 윈크 체육관은 3일 "최근 있었던 우리 미디어 담당자와 사이보그의 사건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겠다. 아라곤이 그렇게 말을 한 이유가 있다. 사이보그가 이긴 뒤 홈에게 'Bitxx'라고 욕을 했다. 또 그의 발가락이 홈의 눈을 찌른 사진을 보고 웃었다. 이 이야기를 우리 담당자가 듣고 말해 줬다. 그들(사이보그 측)은 홈의 경기력을 조롱했다. 아라곤은 홈과 우리 체육관을 지키기 위해 사이보그가 예전에 스테로이드를 쓴 사실을 우발적으로 언급했다. 우리는 어제까지 이 일을 몰랐다. 아라곤은 우리까지 끌어들인 점을 후회하고 있다. 우리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는다. 사이보그와 그의 팀에 축하를 보낸다. 재대결을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잭슨 윈크 아카데미는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명문 체육관이다. 그렉 잭슨과 마이클 윈클존 코치가 공동 설립했으며 대표 선수로는 홈을 비롯해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 전 헤비급 챔피언 안드레이 알롭스키, 도널드 세로니 등이 있다.

잭슨 윈크 아카데미 SNS 계정은 지난해 11월 아프리카계 미국 UFC 밴텀급 파이터 알저메인 스털링을 'N'으로 시작하는 흑인 비하 단어로 표현해 큰 비난을 받았다.

한편 블러디 엘보 등 몇몇 미국 언론은 UFC의 이번 조치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사이보그가 UFC에 오기 전 그를 두고 "드레스를 입은 반더레이 실바같다"고 말한 일, 2014년 여성 밴텀급 챔피언이었던 론다 로우지가 사이보그를 여자가 아니라 '이것'(it)이라고 표현한 일을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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