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이니 종현의 유서가 공개됐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샤이니 종현(27, 본명 김종현)의 유서가 공개됐다.

디어 클라우드의 나인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샤이니 종현의 유서와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종현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다.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보고서도 저는 여전히 종현이가 제게 다가와 이 모든 게 꿈이었던 것처럼 웃어줄 것 같았다.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제게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매일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 아직도 이 세상에 그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너무 괴롭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도 이 글을 올리는 게 맞는 건지 겁도 나지만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 분명 저에게 맡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논란이 있을 거란 걱정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예상하고 저에게 부탁을 했을 거란 생각에 제가 종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디어 클라우드의 나인은 “이제라도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수고했다고. 정말 잘했다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해달라”며 “아름다운 종현아 정말 많이 사랑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바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8일 오후 종현은 서울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119 구급대가 심정지 상태인 종현을 건국대학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다음은 샤이니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 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 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라고 했다. 왜 그래야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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