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올해 통산 네 번째 '투르 드 프랑스'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사이클 황제가 된 크리스 프룸(32·영국)이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논란에 휩싸였다.

AP·AFP통신에 따르면 프룸은 지난 9월 스페인 일주 도로 사이클 대회인 '부엘타 아 에스파냐' 기간 시행한 소변 검사에서 허용량 이상의 살부타몰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13일(이하 현지 시간) 통보 받았다.

프룸은 올해 부엘타 아 에스파냐 우승자다. 7월 투르 드 프랑스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룬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룬 대기록이다. 

살부타몰은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기관지 확장용 약물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살부타몰 사용량을 ㎜당 1,000나노그램(1,000ng/ml)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국제사이클연맹(UCI)이 지난 9월 7일 부엘타 아 에스파냐 18구간 경주 후 시행한 도핑테스트에서 프룸의 소변에서 기준치의 두 배인 2,000ng/ml의 살부타몰이 검출됐다. 

프룸의 소속 팀인 팀스카이는 "부엘타 아 에스파냐 마지막 주에 프룸이 극심한 천식 증상을 겪었다. 팀스카이 주치의 조언으로 프룸은 허용량 내에서 살부타몰 사용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프룸이 천식 때문에 약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프룸이 경주 도중 흡입기를 사용하는 장면도 종종 보였다. 이를 둘러싼 정당성 논란이 자주 일었지만, 부정 행위로 인정된 적은 없었다.

살부타몰은 폐활량 확장을 돕는 약이다. 지구력을 끌어올리는 경기력 향상 약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도핑 규정에서는 제한된 양을 흡입 방식으로만 사용하도록 한다. 

도로 사이클은 이제 막 '약물의 시대'에서 벗어나려는 참이었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7회 우승한 랜스 암스트롱(미국)의 금지 약물 사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이클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16회에 걸쳐 열린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12회는 약물을 사용한 선수가 우승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13년 우승자 프룸은 이 기간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은 4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런 프룸의 도핑 가능성이 제기되자 사이클계가 다시 충격에 빠졌다.

프룸은 영국 방송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의 반응을 이해한다. 특히 이 스포츠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프룸은 "프로 사이클 선수로서, 10년간 나의 천식 증상을 다루면서 경주했다. 규정을 잘 알고 있으며 허용량 이상의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 스포츠에서 내가 리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UCI가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맞다. UCI가 요구하는 정보는 모두 제공하겠다"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UCI는 프룸의 도핑테스트 결과에 대한 처분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팀스카이는 "테스트 결과가 곧바로 규정 위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프룸이 허용치 이상의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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