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P. 제공|TS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노래의 가사는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입니다. ‘가사 뜯기’는 하나의 노래를 선정,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해석하거나 특징을 탐구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사회‧자유‧이상향…B.A.P가 구축한 세계

그룹 B.A.P는 2012년 데뷔 때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가장 중심적인 이야기는 전쟁 같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일침, 또는 모두가 찾고 원하는 자유, 또는 B.A.P가 꿈꾸는 이상향이었다. 데뷔곡 ‘워리어’(Warrior)부터 강렬했다. ‘전사’라는 뜻을 지닌 ‘워리어’라는 제목답게, B.A.P는 거칠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전사들을 위한 노래를 했다. 

이러한 태도는 계속된다. ‘도망치지 마 뒤돌아서서 두려움에 맞서봐 이 세상이 널 외면한대도 니 자신을 지켜 그게 올바른 태도’(원샷, 13.02.12)라고 말한다. ‘실패 따위에겐 아직 넌 어려’(원샷)라고 외치며 ‘젊은 날 인생은 딱 한 번뿐이니까 무작정 앞만 보고 계석 뛰어봐’(영 와일드 앤 프리, 15.11.16)라고 지속적으로 용기를 줬다. 

‘공포에 질린 세상을 뒤집어버릴 거야’(배드맨, 13.08.06)라고 호기롭게 외치던 시절도 있었다. 또 ‘여긴 끝이 없는 터널 어둠 속 빛을 다 잃어버린 날 찾아내야’ 한다며 ‘이젠 내가 불안한 사회에 주체를 깨워 새로운 나와 이야기를 나눠 내 삶의 값은 가치를 매길 수 없다’(웨이크 미 업, 17.03.07)고 삶의 가치를 찾아가자고 외치기도 했다. 

물론 때론 사랑을 고백하거나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커피숍’(13.06.28)에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너’(1004, 14.02.03)라며 달콤한 사랑을 속삭였다. 하지만 B.A.P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은 그다지 없었다.

▲ B.A.P가 13일 싱글 '에고'를 발표했다. 제공|TS엔터테인먼트

◆ B.A.P의 자아 탐구…‘에고’ 그리고 ‘핸즈 업’

B.A.P가 자기 자신과 마주했다. 지난 13일 발표한 싱글 제목부터가 ‘자아’를 뜻하는 ‘에고’(EGO)다. B.A.P는 ‘자아’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다시 한번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한다는 의미로 ‘에고’를 작업했다. 타이틀곡인 ‘핸즈 업’(HANDS UP)은 이를 잘 드러낸다. 

2012년 데뷔해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던 B.A.P는 ‘아무 이유 없이 허전해진 맘이 지쳤다는 이유로 곧 끝이라 말할 수는 없어’라고 다짐하듯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일지도 모르는 ‘못다 핀 꽃을 피’우겠다는 뜻도 전한다. 이를 위해, ‘의지할 곳을 찾’기 위해 손을 뻗는다.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던 이유는 편협한 생각과 시선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과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똑바로 마주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원래 진짜 답은 없네’라고 인정하며 ‘애초에 문제 따윈 없었으니 널 꺼내 똑바로 봐 전부 갇힌 사고방식들을 벗어나 우릴 죽이는 편협한 생각과 시선 거울에 비친 진짜 너에게 Hands up’ 하라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이 훤하게 보이는 건 아니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이 길 끝에서 다가올 빛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똑바로 마주 본다면 찬란함에 닿을 수 있을지 모른다. 똑바로 마주 볼 용기는 ‘찬란함은 생각보다 더 한걸음 닿을 거리에 있’다는 믿음에서 온다. 그렇게 B.A.P는 자아와 마주하는 과정에 설득력을 더한다. 어쩌면 데뷔 6년 차,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은 B.A.P가 한 번은 마주해야 하는 자아 탐구의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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