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와이스가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했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노래의 가사는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입니다. ‘가사 뜯기’는 하나의 노래를 선정,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해석하거나 특징을 탐구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 늘 기다리기만 했던 소녀들, 트와이스

트와이스는 늘 기다리기만 했다. 2015년 10월, 데뷔 타이틀 곡 ‘우아하게’(OOH-AHH하게)부터 ‘치어 업’(CHEER UP), ‘티티’(TT), ‘낙낙’(Knock Knock), ‘시그널’(SIGNAL), ‘라이키’(LIKEY)까지 모두 그랬다. 사랑을 하고 싶은 대상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우아하게’나, 자신을 좋아하는 상대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기다리는 ‘치어 업’,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을 상대방이 알아주길 기다리는 ‘티티’ ‘시그널’, 마음을 열 수 있게 확신을 달라는 ‘낙낙’ 등은 저마다 다른 형태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기다린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이 때문에 트와이스의 노래는 늘 수동적이었다. 상대방에게 다가가기 위해 먼저 애쓰지도 않았다. ‘널 좋아하는 마음 이번에는 먼저 말하고 싶다’(티티)고 하다가도, ‘눈빛을 보내고 눈치를 보내고 시그널을 보내’(시그널)면서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렸다. 더군다나 ‘여자가 쉽게 마음을 주면 안 된다’(치어 업)고 하면서 역할에 선을 그어버리는 등 수동적인 자세만을 취했다. 지난 10월 발표한 ‘라이키’ 또한 마찬가지로 ‘드러내고 싶은데 아직은 감출래’라고 말한다.(다만 ‘라이키’는 팬들에게 전하는 트와이스의 마음이라고 해석한다면 그 의미가 변한다.)

▲ 트와이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 드디어 건넨 고백 ‘하트 셰이커’

트와이스가 드디어 고백을 건넸다. 11일 발표한 리패키지 앨범 ‘메리&해피’(Merry&Happy) 타이틀 곡 ‘하트 셰이커’(Hear Shaker)다. 트와이스는 ‘하트 셰이커’에서 ‘멍하니 서서 막 고민 고민 해 이거 진짜 잘하는 짓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게 잘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고민을 끝낸 트와이스는 ‘놓치면 후회할지 몰라’ ‘좀만 더 용기를 내 더는 망설이지 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가 말할래 반해버렸다고 네가 맘에 든다고 하루 종일 보고 싶다고’라고 고백한다. 다만 여기서 상대와 자신의 마음이 같다는 전제는 없다. ‘너도 날 원하게 될 거야 날 사랑하게 될 걸 간절히 바라 너도 나와 같기를’이라고 바란다.

드디어 ‘내 마음을 알아줘’(시그널)라고 바라던 태도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런 내 마음 모르는 네가 너무해’(티티)라고 투정 부리지도 않는다. 그저 ‘바보처럼 안 기다려’ ‘사랑한다고 반해버렸다고’ 한다. 이는 트와이스가 매몰돼 있던 하나의 세계를 깨부수는 것. 그리고 지금과 다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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