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함도'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잔혹하고 불편한 역사적 배경을 모티브로 한 영화 '군함도'가 제작보고회를 갖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와 함께 류승완 감독의 연출 의도까지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류 감독은 일제 시대 강제 징용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영화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군함도'의 항공사진 한 장으로 시작됐다. 영화 '베테랑'를 작업하기도 전인 2015년 쯤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군함도 사진을 보게 됐다. '이게 사람이 사는 곳이야?'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군함도'의 기괴한 이미지에 압도당한 후 잔상이 잊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곳에는 조선인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군함도'안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과 영화적 설정에 대해서 "영화의 배경은 1944년 봄부터 1945년 여름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일제 국민 총동원령에 의해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혹은 속아서 징집된 이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배경은 사실이다. 섬의 디테일한 세팅은 최대한 역사적 고증에 의해 설정됐다. 사실과 가깝게 묘사하려 노력했다. '군함도'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상황 그리고 인물들은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 영화라고 보시면된다"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이 느낀 류 감독의 결연한 의지와 이번 작품에 임했던 의미도 남달랐다. 송중기는 "'군함도'는 '무한도전'에서나 접해봤던 곳이었다. 사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몰랐던 내 자신이 창피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얼마나 모를까'싶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나의 캐릭터보다는 소재가 주는 무게감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압박감이 촬영 내내 나의 머릿속에 가득 차있었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류 감독의 결심을 응원했다. 그는 "이런 대작을 만들어내는 류 감독의 용기에 일단 박수 쳐주고 싶다. 준비작업까지 더해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옆에서 본 류 감독은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분명히 엄청난 작품임에도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임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맡은 악단장 이강옥은 간사한 인물이다. 딸(김수안)과 자신만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노력한다. 그 과정 중에서 남보다는 우리를 위해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재미있는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지섭은 "류승완이라는 세 글자"를 영화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항상 류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결정했다. 류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이 궁금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 보니 '내가 과연 이 작품을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 정도로 진한 소재더라. 감독님께 의지 많이 하며 촬영 무사히 잘 마쳤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이날 촬영하며 느낀 울컥함에 대해 말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역할이었다. 그들의 고초를 말하는 대사가 참 좋았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하다 보니 그들의 연기를 보는데도 매 순간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위해 체중감량을 했다는 사실이 큰 이슈가 됐던 것에 대해서는 "나뿐 아니라 모두가 체중 감량에 힘썼다. 그들의 호흡을 맞춰 작품에 묻어나고 싶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이날 한국 대작에 대한 외신의 관심도 뜨거웠다. 일본 기자는 '군함도'가 흥행 했을 때 한일관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물었다. 류 감독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영화, 감독, 음식 심지어 일본인 친구도 많다. 한일 관계가 진심으로 잘 풀리길 바라는 사람이다"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우와 도리가 옳아야, 이치에 맞아야 좋은 관계는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갑을관계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류 감독은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이러한 우려는 해소될 것이다. 우리 영화는 극단적 민족주의에 의존하는 감성팔이, 국뽕 영화가 아니다. 사람에 관한 영화다. 일본에 지진 났을 때나 아프리카 난민을 보면 측은지심을 느끼지 않나, 한일관계를 떠나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낄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라고 영희 의도를 명확히 했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7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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