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홍상수 감독. 사진|베를린영화제 영상 캡처

[스포티비스타=성정은 기자] 김민희, 2017년 2월 19일(한국시간) 이날 이후 그의 인생은 또 한번 달라지게 됐다. 이제 김민희의 이름 앞에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수식어가 평생 따라다닐테니까.

김민희는 19일 새벽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수상 소감에서는 홍상수 감독에게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인사했다.

국내 여배우가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씨받이'의 강수연, '밀양'의 전도연에 이어 김민희가 세 번째다. 특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 여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금의 김민희-영광과 비난의 중심에 선-가 있기 까지를 세 키워드로 돌아봤다.

▲ 영화 '화차' 김민희. 제공| 제작사

키워드 하나, '화차'

2012년 개봉한 영화 '화차'는 김민희를 배우로 제대로 인정받게 한 김민희의 인생작이다. 일본 유명 소설가 미야케 미유키의 원작을 변영주 감독이 스크린에 옮겼다. 수의사 장문호(이선균 분)가 반해 결혼을 약속한 차경선(김민희 분). 결혼 한달전, 차경선이 갑자기 사라지자, 장문호는 전직 경찰인 친척의 도움을 받아 경선의 뒤를 쫓는다. 그런데, 차경선의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모든게 가짜였다. 장문호가 파고들수록 경선의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나는데…

모델 출신 배우로 늘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김민희를 오롯이 '배우'로 서게 해준 작품이 '화차'다. 김민희는 과거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치며 산, 그리하여 늘 불안한 차경선 역을 맞춤옷처럼 소화해 일약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성큼 성장한 연기력,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모두의 시선을 끄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김민희에게 이후 시나리오가 쏟아졌다.

▲ 영화 '아가씨' 김민희. 제공|제작사

키워드 둘, '아가씨'

2016년 개봉작 '아가씨'는 세계 영화계가 인정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데다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그리고 신예 김태리 등 캐스팅으로 촬영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개봉 이후에도 글로벌 영화계의 관심이 쏟아졌고, 김민희는 '역대급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화차'가 배우 김민희를 자리잡게 했다면 '아가씨'는 한국 영화계에서 김민희의 독보적 위치를 인정받게 한 작품이다. 김민희는 이 영화로 지난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적어도, 영화인들 사이에 연기력만으로는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에 이견이 없었으니 김민희의 또 다른 인생작이라 할만하다.

▲ 베를린영화제에 함께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키워드 셋, '홍상수'

'화차'와 '아가씨'의 김민희의 배우 인생을 바꿔놓았다면,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의 인생 전부를 흔들어놓았다.

김민희는 지난해 영화 '아가씨'로 찬사를 한몸에 받았지만, 영화상 시상식 어디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불거진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김민희가 '아가씨'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그를 아끼던 영화인들은 "그 사건(불륜설)만 없었어도 최고의 해를 보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김민희는 2015년 개봉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촬영하며 홍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작품을 함께하며 홍 감독과 배우-감독 이상의 관계가 되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영화관계자들은 전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영화인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영화 기자들도 대부분 알던 소문이었으나 차마 기사화 하지 못하던 차였다. 하지만, 불륜설이 보도되면서 수면위로 올라온 두 사람의 관계에 김민희나 홍 감독은 더 이상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는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다.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유명 여배우 영희 역으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에 빛나는 여우주연상을 안았으니 홍 감독은 김민희에게 배우 인생 정점을 찍게 한 주인공이다.

여전히, 김민희는 국내에서 당당하게 공식 석상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된다'는 응원 보다는 '재능이 아깝다'는 비난 여론이 앞서 있다. 이 영화는 3월 개봉 예정이나 영화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유명 여배우 스토리'라 개봉이 확정되면 두 사람은 더 눈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민희에게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겨주었으나 동시에 여성으로서 비난을 한몸에 받게 한 홍상수 감독. 김민희는 은곰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홍상수 감독에게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김민희에게 홍 감독은 '빛'인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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