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술남녀'에서 진정석을 맡아 열연한 하석진. 제공|마루기획

[스포티비스타=장우영 기자] “퀄리티 떨어지게”

하석진이 tvN ‘혼술남녀’에서 맡은 진정석이 늘 내뱉는 말이다. 하석진의 ‘진정석’ 캐릭터는 한마디로 ‘진상’이다. 매번 ‘퀄리티’를 운운하며 다른 강사를 무시하고 제 잘난 맛에 산다. 그래서 ‘고쓰’(고퀄리티 쓰레기)라고 불렸고, 초반에는 비호감 캐릭터로 분류됐다.

하석진도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미리 나온 대본을 통해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하석진은 “처음에는 ‘이 캐릭터 떄문에 드라마 안 봐’라는 말이 안 나올 정도까지만 표현하려 했다. 재수없는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나올 때는 기회를 잘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비호감 캐릭터였던 진정석은 박하나(박하선 분)와 사랑에 빠지면서 변했다. 책으로 배운 연애법이 색다른 웃음을 준 것. 연인을 바라보는 꿀 떨어지는 눈빛은 ‘고쓰’와는 180도 달랐다. 자신이 무시했던 여자에게 빠지는 모습을 스스로 부정했지만 받아들였고, 하석진은 이 과정에서 진정석의 감정 변화를 코믹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

하석진이 진정석을 만난건 운명이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애주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제작발표회 당시 “더 이상 잘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말했고, 이를 증명하듯 진정석을 입고 날았다. ‘혼술남녀’ 모든 촬영을 마친 하석진은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장난기 있는 캐릭터를 할 수 있어서 재미었다”고 밝혔다.

▲ '혼술남녀'에서 진정석을 맡아 열연을 펼친 하석진. 사진|혼술남녀 페이스북

진정석을 16부 동안 그려낸 하석진은 자신이 표현한 ‘고쓰’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는 “‘고쓰’는 한 가지만 뾰족하게 발달했다. 하나만 잘하고 실패하지 않으려 하니 그렇게 됐다. 그렇게 해도 직업적으로 잘 나가니 더 기고만장해졌다. 코믹 드라마라 더 과장되기도 했다”고 진정석 ‘고쓰’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에게 끌린다고 했던가. 그렇게 자기만 알았던 ‘고쓰’는 박하나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하석진은 진정석이 박하나에게 끌린 이유로 ‘관용’을 꼽았다. 진정석에게는 없던 타인에 대한 관용이 박하나에게는 있었던 것. 하석진은 “인간관계에서 마음에 관용을 느끼면서 ‘고쓰’가 변했다”고 말했다.

치열함 속에서 ‘혼술’로 받는 위로, 그리고 ‘고쓰’와 ‘노그래(노량진 장그래, 박하나의 별명)’의 러브라인으로 ‘혼술남녀’는 고공행진했다. ‘애주가’ 하석진은 혼술도 즐겼고, 로맨틱 이미지도 얻었다.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하석진은 “40대 넘어가면 로맨틱이라는게 좀 없어지는데 아직은 연애할 수 있는 캐릭터가 가능해 욕심이 생긴다”고 새로운 이미지를 반겼다.

그렇다면 앞으로 하석진이 맡고 싶어하는 캐릭터는 무엇일까. 그는 “좀 더 가벼운 캐릭터를 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진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로서, 여전히 하고 싶은게 많은 뇌섹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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