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돌적으로 움직인 황희찬. 아직 몸을 끌어올리는 상태라고.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축구는 몸으로 한다. 개인 기량, 팀 전술만큼 중요한 것은 선수들 개개인의 신체 컨디션이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역설적으로 온두라스전에서 한국이 확인한 것은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이다. 강호들을 상대로 러시아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꿈꾸는 신태용호의 전제 조건은 컨디션 100%가 될 수 있다.

◆ 온두라스전의 교훈: 신체 컨디션의 중요성

"생각보다 압박이 강하지 않았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경기해서 (온두라스) 선수들이 피했다. 그래서 경기하는데 쉬웠다." - 주세종

온두라스의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장시간 비행으로 한국으로 왔다. 경기에 하루 앞선 27일 공식 훈련에서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않았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고 컨디션이 뚝 떨어진 상황. 온두라스는 전반전엔 그래도 꽤 거친 항전을 펼쳤지만, 후반전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월드컵 출전도 좌절돼 동기부여도 뚜렷하지 않았다. 활동량과 체력이 떨어지고 난 뒤 온두라스의 경기력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컨디션 관리에 힘을 써야 하는 이유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까지 모두 한국보다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 개인 기술이 좋다면 뛰는 양을 줄일 수 있다.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면 공을 돌리면서 뛰는 양을 줄일 수 있다. 공격수 한 명이 위협적으로 움직이면, 수비진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패스가 정확하면 쓸데없이 뛸 일도 준다.

부상 관리에도 체력 상태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줄부상에 신음한다. 전북 현대의 김진수, 김민재가 연이어 부상에 쓰러졌고 염기훈(수원 삼성)마저 갈비뼈를 다쳐서 낙마했다. 권창훈(디종)과 이근호(강원FC)는 최종 명단에 들었다가 소집 직전에 부상했다. 불운이지만 동시에 체력 저하의 결과기도 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면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몸이 제대로 따라가지 않으니 무리한 동작을 하다가 다친다"고 말했다.

▲ 몸 관리는 월드컵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연합뉴스

◆ 초점은 러시아에 맞췄다

신태용호도 그 중요성을 알고 있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을 앞두고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재성(전북)의 명단 제외를 예고했다. 몸 상태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선수들 개개인 역시 몸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길었던 시즌을 마치고 다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팀이 먼저 보내주셔서 2주 동안 잘 쉬었다. 파주에서도 몸 관리를 잘했다. 쉬면서 몸을 낮췄기 때문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2,3일만 운동을 쉬어도 몸의 변화를 느낀다고들 한다. 날카롭게 당겨졌던 긴장감은 떨어지겠지만 2주 동안 완전히 쉬면서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1달 동안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고요한 역시 "지금 70% 정도 된 것 같다. 천천히 러시아까지 가면서 100%를 만들어야 한다. 갑자기 만들려고 하다가 다운되면 안된다. 천천히 끌어올려서 100%가 될 수 있게 만들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부상을 주의하면서 몸을 만들지만 몸을 사리진 않는다. 황희찬은 부상 우려에 몸을 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단언했고, 고요한 역시 "잔부상 없이 뛰는 선수는 없다. 밤낮없이 치료받고 있다. 각자 관리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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