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김선빈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은 지난해까지 KBO 리그 최단신 선수 기록을 갖고 있었다.

KBO 리그에 공식 키 165cm로 기재돼 있는 김선빈은 올해 삼성에 고졸 신인 김성윤(163cm)이 입단하면서 최단신 선수 자리를 내줬으나 여전히 리그에서 2번째로 작은 선수다. 김선빈은 같은 타구를 잡기 위해 남들보다 더 높이 뛰고 더 몸을 날려야 하는 단신 선수의 비애를 딛고 올해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김선빈은 9일 현재 96경기 125안타(3홈런) 52타점 타율 3할8푼3리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일주일 정도 결장했지만 8일 넥센전에서 복귀하자마자 2루타 2개를 날리는 등 타격감이 계속해서 뜨겁다. 김기태 KIA 감독은 "복귀하자마자 맹타는 놀라운 일이다. 워낙 재능이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올해 김선빈의 달라진 점은 상체를 앞으로 많이 숙이며 움츠린 자세로 배터 박스에 서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작은 키인 김선빈이 더욱 몸을 움츠리고 있다 보니 투수들은 스트라이크존을 쉽게 잡지 못하고 당황하게 된다. 최근 KIA를 상대한 넥센 유망주 김성민은 "어디에 던져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김선빈을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로 꼽았다.

박흥식 KIA 타격 코치는 "(김)선빈이가 하체를 많이 사용하면서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움츠린 자세가 됐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은 다른 선수들과 비슷하다. 심판들이 선빈이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줄일 수는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빈이에게는 높은 공이 와도 스트라이크를 주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높은 공도 잘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선빈이가 겨울 내내 골반 회전율을 높이는 훈련을 많이 했다. 예전에는 톡톡 밀어치는 타구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하체를 많이 쓰면서 좌익수 쪽으로도 많은 타구를 보내고, 당겨치다 보니 장타도 늘어났다. 이제는 선빈이 타석에서 수비 시프트가 심하게 걸리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빈 역시 "스트라이크존은 의식하지 않고 있고 타격 폼이 투수들을 상대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 타격 폼이 나에게 잘 맞고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다 보니 이 타격 폼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며 '새우등' 타격 폼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무 복무를 마친 김선빈은 올 시즌이 제대 후 첫 풀 시즌이지만 오히려 입대 전보다 더 맹활약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이 객관적으로는 다른 타자들과 같을지 몰라도 투수들이 일단 김선빈을 상대하기 껄끄러워 하는 것은 여러모로 그에게 이득이 된다. 작은 키에도 리그를 호령할 수 있는 김선빈의 비결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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